제약·바이오株 신고가 랠리…빚투도 몰렸다
입력 2024.08.30 07:00
수정 2024.08.30 10:47
유한양행·SK바이오팜·알테오젠 급등
삼바 등 이달 신용잔고 순증가 상위권
“상승장 초입 진입…테마주 접근 금물”
제약·바이오주들이 하락장 속에서도 신고가 랠리를 기록하는 등 증시 주도주로 나서고 있다. 연말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 심리가 개선된 가운데 의약품 수요 증가 등 실적 성장 전망이 주가 상승을 이끄는 모양새다.
다만 이런 상승 랠리에 따라 ‘빚투’(빚내서 투자)에 뛰어든 투자자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인 29일 SK바이오팜의 종가는 11만5000원으로 전 거래일(28일) 대비 1800원(1.59%) 오르면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6일 10만원을 돌파하며 신고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 장중 11만95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같은 날 유한양행도 전 거래일 대비 1.18% 오른 13만7100원에 거래를 마친 가운데 장중 14만55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 외에 알테오젠도 지난 27일 33만15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 증시에서 미국의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수요 증가와 금리인하 기대감 등에 힘입어 제약 ·바이오주 전반의 투자심리가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리 하락 시기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책임진 섹터는 전통적으로 바이오산업이었다”라며 “또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중국 기업 배제 정책으로 한국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의 직간접 수혜와 실질적인 수익 성장세가 올해부터 확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렇게 제약·바이오주가 국내 증시 주도주로 급부상하면서 해당 종목에 대한 빚투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9일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8월(결제일 기준 1일~29일) 들어 코스피 종목 중 유한양행의 신용거래융자 잔고(신용잔고)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 약 한 달 만에 482억2300만원이 급증했다.
같은 기간 삼성바이오로직스 신용잔고도 101억4400만원 불어나면서 코스피 신용잔고 상승률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제약·바이오 종목 많은 코스닥 시장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곳이 더 많다. 같은 기간 알테오젠이 378억5800만원이 늘어나며 순증가 1위를 기록했다.
이외에 에스티팜(360억5400만원)·삼천당제약(166억84000만원)·휴젤(125억3100만원)·씨젠(116억5500만원)·메디톡스(108억) 등의 신용잔고도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업종 전반에 대한 실적 개선으로 당분간 주가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보면서도 확실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종목에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했다.
김혜민 KB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업종의 이번 반등이 해당 섹터의 급등세 초입기라고 판단한다”며 “다만 불확실성이 아직 존재할 수 있는 구간이므로 안정적인 실적 성장을 보이는 종목 위주로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바이오주를 단순히 테마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테마주의 높은 변동성은 투자자의 관점에 따라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테마주는 하방 위험이 매우 높다는 점을 우리는 충분히 경험했다”며 “상승장 초입에선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으며 테마주 실패가 섹터 전반의 상승 흐름과 시장 선별 기능을 교란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