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했던 버스 기사님, 장기기증으로 4명 살렸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4.08.21 16:33
수정 2024.08.21 16:34

왼쪽부터 기증자 임효성, 어머니, 형 임익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20년 가까이 인천 시민의 발이 되어준 50대 버스 기사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21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임효성(53)씨가 지난 7월 10일 인하대병원에서 폐와 간, 좌우 신장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렸다.


임 씨는 지난달 4일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임 씨의 가족은 다른 사람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싶어 한 그의 뜻에 따라 기증을 결심했다.


인천에서 3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난 임 씨는 쾌활하고 명랑한 성격으로 늘 주변을 밝게 만들었다고 한다. 임 씨는 젊었을 때 청소 사업을 하다가 17년 전에 대형 면허를 따서 버스 운전사로 근무해왔다.


인천에서 시내버스를 운전하며 승객들에게 늘 친절했고, 주변에 어려운 사람을 보거나 승객 중 불편한 사람을 보면 앞장서는 도움을 주는 친절한 기사였다.


임 씨의 형 임익성 씨는 "효성아. 하나뿐인 아들과 치매로 고생하는 어머니가 편히 지낼 수 있도록 하늘에서라도 잘 보살펴 줘. 다른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떠났으니 하늘에서 마음 편히 잘 지내라. 사랑한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생명나눔을 통해 4명의 생명을 살린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한 분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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