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홍 축평원 원장 "지속 가능 축산 유통 환경 조성…축산 디지털 플랫폼 구축" [인터뷰]
입력 2024.08.21 07:00
수정 2024.08.21 07:00
"유통 부문 출하부터 도축까지 디지털 전환 유도"
"실시간 위치 기반 축산물 가격 제공 '여기고기' 서비스"
"생산·유통·소비 전반에 걸친 정보 체계적 수집·제공"
"축산유통 효율화 지원사업…가격·수급 안정 지원 강화"
"인공지능(AI)과 데이터로 지속 가능한 축산 유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연결해 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대국민 서비스를 편의성 향상과 행정의 효율화를 위해 축산분야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겠다."
세종특별자치시 축산물품질평가원 본사에서 만난 박병홍 원장은 축산유통 디지털 플랫폼은 국민이 원하는 축산물이 무엇인지 분석해 생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소비자들이 이를 쉽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고 강조했다.
우리 축산물을 믿고 찾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만큼 소비자들이 우리 축산물을 더 믿고 선택할 수 있도록 축산유통 빅데이터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박 원장은 "생산 부문에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농가의 생산성 향상을 지원한다"며 "'축산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축산스마트팜 적용 우수모델을 확산하고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활용해 협동조합이나 민간기업은 개별 축산농장의 수익성 제고에 도움 되는 피드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축산 농가의 데이터 이용률을 살펴보면 마이데이터 호줄 수는 2022년 179만건에서 2023년 265만건, 2024년 현재 746만건으로 대폭 늘었다. 활용 업체 수도 2022년 13개소에서 2023년 19개소, 2024년 현재 22개까지 증가했다.
그는 "유통 부문에서는 출하부터 도축까지의 디지털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며 "'e작업반장'을 통해 생축의 도축장 출하에 필요한 증빙서류를 통합 제출해 생산, 도축, 유통 전반의 업무를 효율화하고 유통 거래 방식도 온라인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 부문에서는 축산유통정보 통합·연계를 통해 활용성을 높였다"며 "축산유통 과정에서 필요한 5개 기관 7종 서류를 한 장의 통합증명서로 간소화해 ‘축산물 원패스’라는 앱을 통해 한 번에 조회할 수 있게 됐고 실시간 위치 기반의 축산물 가격정보를 제공하는 '여기고기' 서비스를 활용하면 소비자가 주변 판매장의 축산물 가격을 손쉽게 조회하고 비교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가격 투명성 확보를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축산현장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전국 조직을 통해 9개 축종과 23개 업종을 대상으로 축종별 유통 경로와 가격, 비용 등을 조사해 국내산과 수입산 축산물의 유통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박 원장은 "소비자들이 축산물을 선택할 때 가격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중요하다"며 "매일 소·돼지의 경매가격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닭·오리고기·계란 계열화업체와 농장 등에서 일일 거래가격을 발표하고 있고 소매단계에서는 대형마트, 정육점, 슈퍼마켓에서 매일 조사하여 가격을 발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 패널이나 POS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의 구매 행태 등을 분석하고 수요변화를 예측하고 해외 주요 축산물 생산 국가를대상으로 축산 유통구조나 정책 등 통계자료를 조사하여 제공하고 있다"며 "생산, 유통, 소비 전반에 걸친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해 생산·유통업체·소비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은 축산물 소비를 합리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원장은 끝으로 임기 마지막 1년 동안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평가와 환류를 통해 쌓아온 조직문화를 내재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부로는 축산업 경쟁력 강화뿐만 아니라 우리 축산물을 합리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유통 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그는 "소비자 관점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며 "꿀 등급제와 가금산물 등급판정을 확대하고 저탄소 인증 등 축산물 특성 정보를 소비자가 정확하고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축산 빅데이터를 활용한 부가가치 창출을 강화할 것"이라며 "각 기관에 흩어진 축산데이터를 통합적으로 활용하고 더욱 발전시킬 수 있도록 대내외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겠다"며 마이데이터, 축산물원패스 등 수요자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해 데이터의 활용 가치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박 원장은 "축산유통 효율화를 위한 지원사업을 이어갈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축산유통 환경 조성과 경쟁력 있는 유통구조 확립을 위해 축산물 온라인 경매 도매시장을 확대·활성화하고 한우 수출 확대, 수급 관측 플랫폼 운영 등 축산물 가격과 수급 안정을 위한 축산유통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병홍 축산물품질평가원 원장과의 일문일답.
Q. 지난 2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기관을 운영하는데 어떤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는지.
축산유통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정책적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공공기관으로서 정부 정책을 효율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내부 혁신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우선 축산유통에 대한 정책적 수요 증가, ICT 기술 발달에 따른 업무환경 변화에 맞춰 기관의 미션, 비전, 핵심가치를 재설정했다. 현안 과제와 함께 부서별 중장기 사업계획에 대해 직원들과 토론을 통해 발전 방향을 모색해 왔다.
본부 조직을 사업 중심에서 정책과 지원 기능이 조화를 이루도록 개편함으로써 업무 확장에 능동적으로 대비하는 한편, 시너지 효과를 활용해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였다. 업무에 임하는 직원의 기본자세로 안전·실용·혁신·공정·상생 5대 핵심가치를 정해 생활화해 나가고 역량 강화를 위해 '혁신리더 양성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Q.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사업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달라.
우리 원은 5개 축종(소, 돼지, 닭, 오리, 계란)의 사육 단계에서부터 판매 단계까지의 이력 관리를 통해 효율적인 가축방역과 국민에게 안전한 축산물을 제공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축산물의 가격, 유통 현황 등 유통 정보를 조사하고 정부와 국민에게 적시에 제공함으로써 유통정책 지원, 정보의 투명성 확대와 유통 효율화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 정부의 축산유통정책 확대와 기관의 노력과 역량을 인정받아 작년 한 해 9개의 신규 정책 지원사업을 수임받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축산 지원 ▲저탄소 축산물 인증 ▲곤충산업 육성 지원 ▲한우수출 확대 지원 ▲수입 축산물 할당관세 관리 ▲축산 계열화 사업자 평가 ▲도축·출하 예약시스템 관리 ▲축산데이터 관리 총괄 ▲축산유통 종사자 교육 등이다.
Q. 저탄소 축산물 인증 대상이 젖소와 돼지까지 확대됐다. 현재 시범사업인데 향후 어느 수준까지 확대되는지.
우리 원은 축산농가의 탄소 감축 노력을 인증하는 '저탄소 축산물 인증제' 시범사업 총괄기관으로 지난해년부터 지정받아 정부의 환경친화적 축산업 전환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한우 71개 농가를 시작으로 올해는 젖소와 돼지까지 대상 축종을 확대했다. 올해 새롭게 신청한 165개 농가 중 서류심사를 통과한 142개 농가(한우 66, 젖소 31, 돼지 45)에 대해 인증 심사를 진행 중이며 결과는 인증심의회를 거쳐 9월 중 발표될 예정이다.
올해는 인증받은 농가에서 생산된 우유, 돼지고기 등 인증 제품 유통 활성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증 대상 축종과 농가 확대는 시범사업 운영 과정에서 농가들의 관심과 소비자의 수요에 맞춰 농식품부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저탄소 인증 표시와 인증 정보제공, 선도 농가에 대한 제도 참여 유도를 통해 저탄소 축산물 인증을 확대하고 환경친화적 가치소비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Q. 꿀 등급제 본사업이 시행됐다. 가짜꿀 문제 등으로 신뢰도가 많이 떨어진 것으로 아는데 등급제 시행으로 어떤 점이 달라지나.
꿀 등급제는 사양꿀은 대상이 아니며 식약처에서 정한 규격 검사를 마친 꽃꿀에 한해 품질기준에 따라 등급을 구분하여 소비자가 신뢰하고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이다. 소비자가 꿀을 구매할 때 고려하는 중요한 요소로 국내산(84.4%)과 천연꿀(72.5%) 여부라는 소비자단체의 조사 결과 발표도 있었는데 소비자들이 국내산 꿀을 얼마나 신뢰하지 못하는지를 설명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꿀 등급제가 지난해 12월에 제도화되면서 꽃에서 채밀한 꿀만 등급을 판정함으로써 사양꿀과의 뚜렷한 선택 기준을 소비자들에게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변화의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그 사례로 일부 유통업계에서는 꽃꿀과 사양꿀의 구분이 힘든 어려움이 있었고, 국내산 꿀을 등급제 본사업 시행에 따라 본격 취급할 계획을 검토하는 등 시장이 변화 중이다. 올해는 등급판정 받은 꿀이 시장에 많이 유통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여 등급제 참여업체가 확대(25→31개소)됐으며, 등급판정 받은 국내산 꿀을 수출할 수 있도록 농식품부와 관세청 등 관계기관의 고시를 개정하는 등 제도 정착에 집중하고 있다.
Q. 축산유통 분야도 디지털 전환에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어떤 부분을 강화할 계획인지.
AI와 데이터로 지속 가능한 축산 유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연결하여 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대국민 서비스 편의성 향상과 행정의 효율화를 위해 축산분야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생산 부문에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농가의 생산성 향상을 지원한다. 유통 부문에서는 출하부터 도축까지의 디지털 전환을 유도한다.
소비 부문에서는 축산유통정보 통합·연계를 통해 활용성을 높인다. 행정업무는 기관별로 분산된 축산 DB를 공유·활용할 수 있는 통합시스템인 '축산정보e음'을 고도화해 정책과 산업 곳곳에서 더 많이 활용하게 하고 수급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여 이와 관련된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축산유통 디지털 플랫폼은 국민이 원하는 축산물이 무엇인지 분석하여 생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소비자들이 이를 쉽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바탕이 되며 이는 곧 우리 축산물을 믿고 찾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소비자들이 우리 축산물을 더 믿고 선택할 수 있도록 축산유통 빅데이터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Q.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투명성이 중요할 텐데 이 부분에 대한 조치는.
축산현장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전국 조직을 통해 9개 축종 및 23개 업종을 대상으로 축종별 유통 경로 및 가격, 비용 등을 조사해 국내산 및 수입산 축산물의 유통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축산물을 선택할 때 가격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 원에서는 본조사 진행에 앞서 통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표본설계와 조사설계를 구축한 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어느 한 단계에 치우쳐서 조사하는 게 아니라 생산, 유통, 소비 전반에 걸친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해 생산·유통업체·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축산물 소비를 합리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원에서는 더욱 신속하고 정확하고 투명한 축산물 가격을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다.
Q. 축산물의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축산농가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에 대한 대책은.
국내 축산업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축산 경영에 투입되는 다양한 요소의 데이터를 활용해야 하는데, 우리 원은 2023년 하반기에 정부로부터 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축산 업무를 위탁받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주요 사업으로는 그동안 농가에 개별장비 위주의 보급사업에서 생산성 향상과 축산냄새 개선, 에너지 효율화 등 축산현안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패키지 보급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축산 생태계 조성을 위해 우수모델 발굴과 축산 ICT장비 수출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축산데이터 활용 지원을 위해 축산 빅데이터 플랫폼을 올해말까지 구축해 데이터를 활용한 사양·환경관리 솔루션 고도화를 지원하고 장비업계와 컨설팅업계에도 제공해 스마트축산 2세대를 위한 생태계를 적극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Q. 남은 임기간 목표와 계획은.
임기 마지막 1년은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평가와 환류를 통해 쌓아온 조직문화를 내재화할 계획이다. 외부로는 축산업 경쟁력 강화뿐만 아니라 우리 축산물을 합리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유통 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
꿀 등급제와 가금산물 등급판정을 확대하고 저탄소 인증 등 축산물 특성 정보를 소비자가 정확하고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 각 기관에 흩어진 축산데이터를 통합적으로 활용하고 더욱 발전시킬 수 있도록 대내외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겠다. 또한, 마이데이터, 축산물원패스 등 수요자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하여 데이터의 활용 가치를 높여나갈 것이다.
지속 가능한 축산유통 환경 조성과 경쟁력 있는 유통구조 확립을 위해 축산물 온라인 경매 도매시장을 확대·활성화하고 한우 수출 확대, 수급 관측 플랫폼 운영 등 축산물 가격과 수급 안정을 위한 축산유통 지원을 강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