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외부에 있지 않더라"…정청래, '이재명 2기' 단일대오 압박
입력 2024.08.16 10:55
수정 2024.08.16 11:05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들 임기 마무리
鄭,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거론
고민정 "비난 쏟아져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재명 2기 지도부'를 목전에 둔 더불어민주당에서 1기 수석최고위원인 정청래 의원이 "적은 외부에만 있지 않았다"고 임기 마지막 소회를 밝혔다. 과거 이재명 전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등을 의식한 듯 다가올 2기 지도부의 단일대오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2년 전 전당대회 연설 당시) '왜 윤석열과 싸우지 않고 이재명과 싸우려 하느냐' '왜 적의 흉기로 동지를 찌르려 하느냐'라고 했다"며 "지난 2년간 이재명 1기 지도부는 야당 탄압 정적 제거, 이재명 죽이기와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에 맞서싸웠고 당원과 지지자 중심적 정당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해 9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을 받는 당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총 투표수 295표 가운데 찬성 149표로 가결했다. 특히 이 대표가 페이스북에 "명백히 불법부당한 체포동의안의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며 사실상 '부결 지침'을 내린 터였다.
이에 친명(친이재명)계 최고위원들은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이후 공개석상에서 "용납할 수 없는 해당행위"라며 가결표를 던진 당내 의원들에 대한 숙청을 시사해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 정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와 단식투쟁, 그리고 법원의 기각까지. 우리 지도부는 내우외환을 견디고 버티고 끝내 당원들의 공천 혁명에 힘입어 역사상 최초의 야당 단독 과반수 이상의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고 말했다.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당시 극렬 당원으로부터 가결파로 지목돼 사퇴 압박을 받은 최고위원은 고민정·송갑석 최고위원이다. 송 최고위원은 결국 최고위원직을 자진 사퇴했고,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서 '하위 평가 10%'에 속해 사실상 컷오프(공천배제) 당했다. 고 최고위원은 사퇴를 선언했다가 철회했고, 이후 공천 과정의 불합리성을 주장하며 최고위원회의를 불참하기도 했다.
고 최고위원은 임기 2년의 소회를 "지난 2년간 최고위원 생활은 내 인생 통틀어 가장 고통스러웠고 행복했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 눈높이에서 잘못된 것들은 아프게 도려내기도 해야 했다. 누군가는 가야 하는 길이었고 어떤 비난이 쏟아져도 물러서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이 아팠고 상처투성이 몸이 됐지만 '국민 사랑을 신뢰받는 정당이 되지 않고서는 우리가 꿈꾸는 세상을 만들 수 없다는 절박함이 모든 어려움을 견디게 해준 큰 힘"이라고 했다.
한편 현 지도부는 지난 2022년 8·28 전당대회로 출범해 임기 2년을 수행했다. 지난 6월 지도부를 이끌어오던 이재명 전 대표가 당대표 연임 도전을 위해 사퇴하면서 약 2개월 동안 박찬대 원내대표의 직무대행 체제가 이어졌다. 민주당은 오는 18일 전당대회를 치른 뒤 내주부터 새 지도부 체제 하에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