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규제 강화에…인터넷은행, 소호대출에 힘 싣는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입력 2024.08.15 06:00
수정 2024.08.15 06:00

450조 시장…성장 가능성 커

악화하는 연체율 관리 '숙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 이미지. ⓒ연합뉴스

인터넷전문은행들의 하반기 키워드가 개인사업자를 상대로 한 소호대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면서 영업에 제동이 걸린 인터넷은행들로서는 소호대출에서 해법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다만 소상공인 중심으로 대출 연체율이 오르고 있어 향후 건전성 관리는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그동안 한도 1억원 규모의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을 취급해 왔으나, 부동산담보대출은 최대 10억원까지 한도를 제공하면서 기업대출 부문 성장을 가속화 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지역 신용보증재단과 협력해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지역 신용보증재단 협약 확대 및 보증료 지원 등에 적극 나서면서 올 상반기 말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이 1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새 약 3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아울러 실적 발표를 진행하면서 내년 개인사업자 담보대출과 1억원 이상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출 및 부가세 관리 등 신규 서비스도 출시해 ‘사업자 전용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컨퍼런스 콜에서 “내년 개인사업자 담보대출과 1억원 초과 신용대출 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며 “완결성 높은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다양한 형태의 담보 유형을 포함해 대출 수요를 충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두 인터넷은행이 소호대출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정부가 전 은행권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고 있는 와중 소호대출로 수익 창출을 노려볼 만 하기 때문이다. 수익창출로 몸집을 키워야 하는 인터넷은행으로서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은 셈이다.


또 기존 신용대출에서 담보대출까지 포트폴리오가 확장될 경우 인터넷은행들은 담보를 기반으로 기업대출 건전성도 쉽게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1분기 말 국내 전체 은행의 소호대출 취급 규모는 총 451조9385억원이다. 그 중 인터넷 은행의 취급 규모로는 토스뱅크가 1조6994억원, 카카오뱅크가 1조1481억원, 케이뱅크가 1조490억원 규모다.


따라서 업계는 해당 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사고 있는 분위기다. 김 COO는 “개인사업자대출 시장은 450조원이나 되는 큰 시장”이라며 “올해 말잔 기준으로 약 2조원의 포트폴리오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소호대출 연체율이 오르고 있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이 늘면서 대출 부실화 가능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분기 말 기준 인터넷은행 3사의 소호대출 연체율은 ▲토스뱅크 3.07% ▲케이뱅크 1.15% ▲카카오뱅크 0.64% 등이다. 평균 연체율은 1.62%로, 같은 기간 시중은행 평균 연체율(0.44%)을 크게 웃돌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에 따른 당국의 압박 등 눈치를 봐야 되는 상황이 되다 보니 가계대출만으로 한계를 느낀 인터넷은행들이 소호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라며 “다만 과다경쟁은 경계해야 하며, 연체율도 급증할 수 있어 주의해 한다”고 말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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