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빵 판매하는 매장만 15만개” 빵집 규제 완화 목소리에 힘 실린다

‘제과점업 상생협약’이 오는 8일 만료되는 가운데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업계를 중심으로 규제 완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나면서 규제가 시작될 당시와 비교해 베이커리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대기업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외에도 편의점과 커피전문점 등이 베이커리 판매에 나서면서 규제의 실효성은 사라지고 역차별만 존재하게 됐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현재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에 적용되는 규제는 지난 2013년 시작됐다. 골목상권에 위치한 동네빵집의 상권 보호를 위해 제과점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했다.

그러다 2019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에서 제외됨과 동시에 제과협회와 제과점업 상생협약을 체결하면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기업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는 동네빵집 반경 500m 이내에서 매장을 열 수 없고, 신규 매장은 전년 매장 수 대비 2% 이내에서만 출점이 가능하다.

하지만 규제가 시작된 지 12년차에 들어선 현재는 규제 당시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같은 베이커리 전문점 외에도 편의점과 커피전문점 등 오프라인 매장과 이커머스 등 온라인에서 모두 빵을 판매하면서 이들에 대한 규제가 무의미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빵 전문 PB 브랜드를 만들고 유명 캐릭터와 협업해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는 편의점은 전국 5만5000개 규모고, 커피전문점은 10만곳이 넘는다. 빵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제과점을 제외하고 편의점과 커피전문점 수만 15만 곳이 넘는 셈이다.

업계 1위인 파리바게뜨는 약 3500개, 2위인 뚜레쥬르는 약 1400개 양사를 합쳐도 5000곳에 못 미친다.

이들에 대한 규제가 10년 넘게 이어지면서 매장 수는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반면 규제 밖에 있는 외국계 베이커리 전문점을 비롯해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을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규제로 실효성은 떨어지고 오히려 역차별만 남았다”는 업계 하소연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8일 만료를 앞두고 동반성장위원회와 대형 제과·제빵 프랜차이즈, 대한제과협회 등은 제과점업 상생협약 세부사항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4차례 협의를 진행하고 만료 전 한 차례 정도 더 만나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와 다른 점은 규제가 다소 완화된 방향으로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상생협약 기간은 과거와 동일한 5년으로 알려졌지만 신규 매장 규제는 현 2% 이내에서 5%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로 확대될 경우 파리바게뜨는 연간 신규 출점을 70곳에서 175곳으로 100여곳, 뚜레쥬르는 28곳에서 70곳으로 40곳 이상 확대할 수 있다. 자유로운 출점이 아니라는 점은 아쉽지만 숨통은 트일 정도라는 반응이 나온다.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규제 완화 폭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하지만 제과점업을 둘러싼 상황이 달라진 점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면서 “최종 결정에 업계 의견이 가능한 많이 반영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