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매각·M&A 추진” 침묵 깬 구영배 대표...업계 안팎선 엇갈린 반응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4.07.29 17:27 수정 2024.07.29 17:27

29일 입장문 발표…“개인 지분 전체 매각, 담보 활용해 자금 조달”

5월 미정산금만 1700억 규모...“사태 해결 역부족”

구영배 큐텐 대표.ⓒ큐텐

티몬·위메프 사태가 갈수록 커지면서 판매자와 소비자를 비롯해 금융권 전반으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29일 큐텐그룹 수장인 구영배 대표가 사태 발생 후 첫 입장 발표를 통해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사태 수습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분위기다.


이날 구영배 큐텐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티몬, 위메프 등 양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양사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펀딩과 M&A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가진 재산의 대부분인 큐텐 지분 전체를 매각하거나 담보로 활용해 금번 사태 수습에 사용하도록 하겠다”면서 “큐텐과 저는 금번 사태에 대한 경영상 책임을 통감하며, 그룹 차원에서 가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제 개인 재산도 활용해서 티몬과 위메프 양사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구 대표의 입장문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상반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우선 그간 침묵을 지켰던 수장이 사태 수습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것은 긍정적이란 반응이다.


특히 구 대표가 자신의 개인 큐텐 지분을 매각하거나 담보로 활용해 자금 조달에 나서겠다는 부분은 사재출연의 의미로 이번 사태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히는 대목이다.


다만 사태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만큼 조기에 수습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구 대표의 대책 발표에 앞서 제기됐던 큐텐그룹의 700억원 조달설 관련, 큐텐이 금융당국에 조달 계획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알려진 바 있다.


업계에서는 700억원을 조달한다고 해도 현 사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현재까지 파악한 티몬·위메프의 미정산액은 1700억원 정도다. 하지만 이는 5월 한 달 판매대금 기준이어서 6월과 7월 판매분까지 더하면 미정산액은 크게 불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인터파크커머스 인수 대금을 아직 1600억원 넘게 지불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필요한 자금은 수천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큐텐의 700억 조달 배경을 올해 2월 인수한 북미·유럽 기반의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로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위시 역시 적자를 내는 상황인 데다 한국 계열사 지원을 위해 자금을 융통하기에는 부담이 클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위시가 보유한 판매자 정산금을 유용할 경우 자칫 티메프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일반 제조업과 달리 온라인에 기반을 둔 이커머스는 부동산 등 자산이 거의 없는 편이다. 때문에 은행 등 금융권 거래가 끊기게 되면 급하게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운 편이다.


구 대표의 개인 자산 매각과 담보 활용에 대해서도 조기 해결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커머스업계 한 관계자는 “피해액 규모가 날로 커지는 상황이고, 새로 상품을 팔아서 현금을 확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지분 인수에 나설 만한 기업이나 사모펀드는 드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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