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바람타고 ‘부활’…LPG차, 상반기에만 작년보다 더 팔렸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4.07.24 06:00
수정 2024.07.24 06:00

LPG차 올해 상반기 판매량 8만4천대…작년 판매량 6만7천대

대기관리권역법으로 1t 트럭 판매량 LPG 택시 신차 증가

1만8천km당 디젤 모델 대비 50~60만원 유류비 절감 가능

봉고LPG터보. ⓒ기아

저물어가던 액화석유가스(LPG) 자동차 시장이 올해부터 활기를 띄고 있다. 올해부터 시행된 친환경차 관련 개정에 따라 디젤 1t 트럭이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그 빈자리를 LPG차가 채우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6월) LPG차량의 신규등록대수는 8만449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1.5%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한 해(1월~12월) 6만7453대의 등록대수를 넘어선 수치다.


연료별 기준에서도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이브리드를 제외한 휘발유, 경유, 전기, 수소연료전지 등 모든 연료의 등록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뒷걸음질 쳤다.


한때 LPG차는 미세먼지는 적게 배출돼 친환경차로서 주목 받았었다. 여기에 디젤보다 차량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연료비가 적게 든다는 장점으로 2019년까지 가솔린, 디젤 다음 시장 점유율 비중이 컸다.


그 뒤에는 2020년 LPG 신차 부재·인기모델 단종, 택시 업계의 전기차 전환 등 영향으로 그 자리를 하이브리드차에 내준 뒤 하락을 거듭했다. 그간 LPG 시장에서 큰 축을 담당했던 택시 업계에서 보조금 지급, 저렴한 연료비 등 이점에 전기로 갈아타는 사례가 많아진 점도 한몫했다.


하지만 올해는 1t 트럭을 중심으로 LPG차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시행된 ‘대기관리권역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대기관리권역법)’으로 LPG차의 판매량이 폭증하고 있다. 해당 법이 올해부터 시행되면서 경유를 사용하는 소형 택배화물차, 어린이 통학차의 신규등록이 전면 제한됐다.


대신 LPG와 전기 등 연료 기반의 친환경차가 허용되는데 사실상 LPG밖에 선택지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무거운 짐을 많이 싣고 장거리 운전이 많은 상용차 특성상 전기차를 택하기엔 짧은 주행거리, 충전 인프라 등 불편함이 커서다. 가솔린은 상용차로 나오지 않아 대안이 거의 LPG밖에 없다.


현대자동차가 4월 재출시한 쏘나타LPG택시. ⓒ현대자동차

여기에 택시 시장에서 잘 팔리는 LPG 모델이었던 ‘쏘나타 LPG’의 귀환도 긍정적인 기여를 했다. 쏘나타 LPG는 지난해 하반기 국내에서 일시 단종됐었다가 지난 4월 다시 공급되기 시작했다.


다른 자동차 제작사들도 연간 4만대 규모의 택시 시장에 LPG 모델을 잇달아 출시하거나 준비 중이다. KG모빌리티는 택시 모델인 더 뉴 토레스 바이퓨얼 LPG를 5월 출시하며 택시 시장에 진출. 기아도 K5 LPG 택시를 3년 만에 재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성·친환경성 모두 잡았다


LPG차는 연료비 자체가 저렴할 뿐만 아니라 기존 디젤 트럭 대비 유지비 측면에서 뛰어나다는 점이 주요 구매 요인으로 꼽힌다.


대한LPG협회가 최근 LPG 1t 트럭을 구매한 계약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34%가 낮은 연료비와 유지비를 선택 이유로 답변했다. LPG 트럭은 연간 1만8000km 주행 시 동급 디젤 모델 대비 약 50~60만원의 유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 디젤차와 달리 배기가스 저감장치(SCR)에 주입하는 요소수를 구매할 필요도 없다.


친환경성도 뛰어나다. LPG차는 미세먼지 배출량이 적고, 질소산화물 배출량도 경유차량의 수십분의 1에 불과하다. 국립환경과학원이 휘발유차 9종, 경유차 32종, LPG차 4종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시험해본 결과, LPG차의 평균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제 주행 환경과 비슷한 실외도로시험에서 경유차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LPG차의 93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대한LPG협회 관계자는 “국내 LPG차 등록대수는 2010년 246만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그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면서도 “(올해부터)LPG 1t 트럭을 기점으로 LPG차 판매가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어 그간의 감소세를 조금씩 회복하고 중장기적으로 턴어라운드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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