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與 전대 최대 이슈 '김건희 문자'…당원들 속내는 [與 PK 합동연설회]
입력 2024.07.11 06:00
수정 2024.07.11 06:00
한동훈 지지자들 "대통령실 전대 개입" 분통
원·나·윤 지지자 "정무판단 빵점…사과해"
일부 당원 "크게 생각할 문제 아냐" 신중론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네거티브' 공방전으로 얼룩지면서 당원들 간의 감정의 골도 커지고 있다. 특히 경선 중 터져나온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을 두고 당원들의 의견은 첨예하게 갈리는 모습이었다.
10일 데일리안은 7·23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가 열린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를 찾은 국민의힘 책임당원들을 상대로 한동훈 당대표 후보가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읽씹(읽고 무시)' 했다는 논란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한동훈 후보 지지자들은 김 여사 문자 논란이 전당대회 과정에서 돌연 불거진 것에 그 의도에 의구심을 가지면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본인을 '위드후니(한동훈 후보 팬클럽)' 회원이라고 소개한 부산 연제구에 거주하는 이모(65·여)씨는 "만약에 (김 여사의 텔레그램에) 답을 했어도 '사적'이었다고 난리가 났을 것이다. '왜 공적으로 안했는가'라고 나올 게 뻔하다"며 "한 후보도 그것을 알았기 때문에 답을 안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 수영구에 거주하는 박모(59·여)씨는 "이쪽에다가는 '(사과를) 절대 안 한다'고 해놓고 한동훈 위원장한테는 '사과하겠다'고 문자를 하는 게, 나는 대통령실이나 김건희 여사가 투트랙 전략을 썼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부산 사하구에서 왔다는 안모(50·남)씨는 "이런 논란이 전당대회 과정에서 계속 언급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하필이면 전당대회 때 공개하는 것도 그렇고 이것은 완전히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이라며 "(용산이) 한 위원장에게 '내려오라'는 것밖에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울산 남구에서 한 후보를 보기 위해 찾아왔다고 밝힌 석모(63·남)씨는 여사 관련 논란에 대해 "내가 알기로는 그게 문자 메시지도 아니고 텔레그램 메시지다. 주고받은 게 절대 비밀 보안 유지가 되는 것이고, 당사자 외에는 모르는 것"이라며 "이게 현 시점에서 공개된 것은 당사자인 한 후보는 아닐 것이고 김 여사 말고는 없지 않겠느냐"라고 공개의 배후를 의심했다.
원희룡 후보 지지자들은 김건희 여사를 엄호하면서 한동훈 후보의 대처를 강하게 질타했다.
창원에 사는 50대 후반 양모 씨는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전달받았으면 그 때, 비대위원장할 때 비대위원들이랑 논의를 했어야 했다. 그랬으면 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 해운대에 거주 중인 50대 중반 김모 씨는 다소 거친 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김 씨는 "(한 후보가) 답장을 드렸어야지"라며 "시건방지다. 김건희 여사가 무시를 당하실 분이시냐. 답장도 안 하고 문자만 받고 무시하는 게 말이 되느냐"라고 분노했다.
나경원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이들도 김건희 여사 문자 사태에 대해 대체로 한 후보의 대처에 아쉬움을 표하며, 사과하고 넘어가는 게 좋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경기도 일산에서부터 나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달려왔다는 최모(52·남)씨는 "한동훈이 100% 잘못한 것"이라며 "영부인하고 싸우자는 것이다. 영부인이 사과한다고 하지 않았느냐. 당대표가 되면 자기가 다 컨트롤하고 정무적 판단을 해야 하는데 검사만 한 사람이라 정무적 판단이 빵점"이라고 꼬집었다.
부산 남구에 거주하는 박모(61·남)씨는 "나경원 후보가 말한대로 한 후보가 사과하면 다 끝나는 일이다. 질질 끌 일이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신중론을 펼치는 당원들도 있었다. 이날 만난 윤 후보 지지자 서모(50대·남)씨는 "엄밀히 따지면 그런 문자가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좀 통크게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이 문제를 가지고 크게 (심각하게) 생각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20대 남성 이모 씨는 "상대 후보 측에서 (전당대회) 승리를 위해서라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