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25조원 소상공인 종합대책 마련…현금 나눠주기식 아닌 맞춤형" (종합)
입력 2024.07.03 12:29
수정 2024.07.03 12:33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회의 주재
"양호한 경제지표, 민생 활력으로 이어지지 않아 답답"
윤석열 대통령이 양호한 경제 지표와 국제사회의 평가가 민생 활력으로 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에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윤 대통령은 25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종합대책을 마련해 소상공인들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충분하게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및 역동 경제 로드맵 발표' 회의를 주재하고 "코로나19 팬데믹 때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소상공인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25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포퓰리즘적인 현금 나눠주기식이 아니라 도움이 절실한 소상공인에게 맞춤형으로 충분한 지원을 펼치겠다"며 "코로나 기간 대출받은 소상공인의 수와 대출 규모가 급증했는데, 대출 지원은 급격히 늘리면서 영업을 과도하게 제안한 결과 소상공인들의 연체율이 크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금리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자 부담이 늘었고 인건비와 임대료 부담까지 커지고 있다"며 "먼저 소상공인의 필수적인 비용 부담을 덜어드리겠다. 저금리 대환대출 지원 대상을 저신용자에서 중저신용자까지 확대해 소상공인들의 이자 부담을 낮춰드리겠다"고 했다.
전기료와 임대료 부담 완화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전기료 지원 대상의 매출 기준을 현재의 연 3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두 배 높여서 소상공인 50만명으로 지원을 확대하겠다"며 "아울러 소상공인에게 임차료를 인하해 준 임대인에게 제공하는 착한 임대인 세액공제 제도를 2025년 말까지 연장하겠다"고 했다.
경제의 역동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불요불급한 규제를 혁파하고 세제를 혁신하겠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기업이 중소·중견기업을 거쳐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성장 단계별 규제를 합리화하고, 규제샌드박스 등을 적극 활용해 새로운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업가치를 높이고 국민에게 자산 형성 기회를 제공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정착시키고 확산하겠다"며 "적극적으로 배당을 확대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고 주주의 배당소득세에 대해 저율분리과세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방안과 외식 물가 개선 방안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도심에 있는 노후 청사를 활용해 시민과 청년에게 임대주택을 5만호 이상 공급하고 중산층을 위한 장기임대도 10만호 이상 늘려나갈 것"이라고 했다.
외식 물가에 대해선 "2027년까지 온라인 도매시장 거래액을 현재 가락시장 거래 규모 수준인 5조원까지 확대하는 한편, 할당관세를 통해 해외 공급선 확보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구조적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우리 경제지표가 긍정적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민생 활력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윤 대통령은 "민·관이 함께 노력한 결과, 금년 1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을 상회했으며, 수출이 9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며 회복세를 이끌고 있다"며 "국민 부담이었던 물가도 3개월 연속 2%대를 이어가며 안정세를 공고히 했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 개선도 언급해다. 윤 대통령은 "2020년에서 2022년 상반기까지 약 69조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2022년 하반기 이후 순매수로 전환했다"며 "금년 상반기까지 약 42조원 이상의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이는 우리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2023년 1인당 국민소득도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했다"며 "우리 경제 시스템도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6월 18일 발표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의 2024년 국가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67개국 중 20위로,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특히 국민소득 3만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의 '30-50 클럽' 국가 가운데는 미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의 일관된 개혁 정책들이 하나씩 가시화되고 있다"며 "이렇게 성장률을 비롯한 거시지표는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습니다만 아직 그 온기가 민생경제의 활력으로 이어지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며 "효과가 나타나는 시차를 줄이면서 민생의 구조적·근본적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이 경제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회의를 주재한 것은 취임 이후 이번이 다섯 번째다.윤 대통령은 2022년 6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2022년12월 2023년 경제정책방향, 2023년 7월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올해 1월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 이어 이날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을 발표했다.
'역동 경제로 서민·중산층 시대 구현'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과 더불어 성장잠재력 저하·부문 간 격차 확대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역동 경제 로드맵'이 함께 논의됐다.
윤 대통령의 모두발언에 이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역동 경제 로드맵,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을 발표했으며, 헤어 디자이너, 양식당 운영자 등 소상공인이 토론자로 참석해 민생 현장의 어려움을 전했다.
정부측에선 한덕수 국무총리,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국무위원,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우동기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선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정점식 정책위원회 의장 등이 대통령실에서는 성태윤 정책실장, 김주현 민정수석, 박춘섭 경제수석, 장상윤 사회수석, 박상욱 과학기술수석 등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