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 세무조사는 본보기?”…외식업계, 하반기 물가안정 될까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4.06.28 07:05
수정 2024.06.28 07:05

이달 초, BBQ 비정기 특별 세무조사

외식업체 ‘우려’…기업부담 갈수록 커져

정부, 간담회 열고 가격인상 자제 당부

서울의 한 BBQ매장 앞 모습.ⓒ뉴시스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 그룹이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외식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BBQ에 대한 이번 세무조사가 비정기 조사인 데다 최근 가격을 인상한 이후 시행된 것이어서 ‘가격 인하 압박용’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면서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이달 초 서울 송파구 제너시스 BBQ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세무 관련 서류를 확보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주로 비정기 특별 세무조사를 담당한다. 제너시스 BBQ 역시 정기 세무조사 성격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세청이 BBQ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국세청은 개별 세무조사 여부에 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BBQ가 치킨 가격을 인상해 세무조사 타깃이 된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이 회사가 치킨 가격을 인상한 시기가 맞물려서다.


제너시스 BBQ는 2022년 5월 초 황금올리브치킨 등 제품 가격을 2000원 올린 데 이어 지난 4일 3000원을 더 인상했다. 인상 시점을 지난달 24일에서 31일로 늦춘 데 이어 6월 4일로 또 늦춰 올렸다. 2년 사이에 BBQ 치킨 가격이 5000원 오른 셈이다.


BBQ는 당초 5월 말로 계획했던 인상 시기를 두 차례 연기하고 가격 인상 당시에는 “가맹점들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했다”고 호소했지만 민심은 싸늘했다. 특히 일부 제품은 배달 수수료를 포함해 3만원 가까이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에 여론은 들끓었다.


외식업계는 일제히 긴장하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자칫 BBQ에 이어 정부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자국민들을 위한 정책이라지만 기업을 위한 지원책 없이 강압만 지속하고 있어 시장 논리를 거스른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도 “외식업은 이미 원자재, 인건비 상승이 가파르게 진행돼 정부가 이야기하는 관세 공제 등에 대한 실질적인 체감효과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외식업은 가맹점주들의 눈치를 봐야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도 점주들은 가격 인상을 더 해야 된다는 입장인데 여기서 더 이상 가격을 낮추거나 조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현재 시장 가격을 강압적으로 내리게 하는 것이 아닌 정부 차원에서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선제시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가격 조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 메뉴와 가격이 표시돼 있다.ⓒ뉴시스

당분간 외식 가격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속성에는 물음표가 뒤따른다.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버티고 있지만 기업이 자체적으로 부담해야 할 요인들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인건비, 물류비에 더해 부담이 산더미라는 반응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하반기 물가 상승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들의 부담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두 손 놓고 가만히 있을 수 만은 없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누적된 물가 상승으로 물가 수준이 크게 높아지면서 국민 생활비 부담이 최고조에 달했다.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지난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공식품·외식 물가 점검 회의를 열고 “식품·외식업계는 원가 절감, 할인 행사 등을 통해 올해 하반기에도 식품·외식 물가 안정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너무 앞장서 자연스러운 시장경제 흐름을 방해하고 있는 듯 하다”며 “지금의 제제나 압박이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결국 기업들이 언제까지 가격 인상에 대한 압박을 용인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언제가 됐든 결국 물가는 상승하게 돼 있는데 오히려 과도한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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