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교구 주교좌 계산 대성당(순례지) [한국의 아름다운 성당 50선⑦]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4.06.26 15:56
수정 2024.06.26 15:56

조남대 사진작가가 선보이는 한국의 아름다운 성당들

대구 도심 약령시장 인근에 있다. 계산성당은 서울의 약현과 명동성당 및 인천의 답동성당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세워진 것으로 고딕 양식이 가미된 로마네스크 성당이다.


계산성당 전경 ⓒ
계산성당 야경 ⓒ

프랑스인 프와넬 신부가 설계하고 서울 명동성당 건립에 참여하였던 중국인들이 공사를 담당하여 1902년 완공하였다. 1911년에 주교좌성당이 되면서 종탑을 2배로 높이는 증축을 하여 1918년 12월 24일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되었다.


측면에서 본 계산성당과 뒤편의 매일신문 사옥 ⓒ

전체 성당은 화강석 기초위에 붉은 벽돌과 회색 벽돌로 쌓았는데 평면은 라틴십자형이고, 종탑부에는 8각의 높은 첨탑 2개를 대칭 구조로 세웠으며, 옆면과 양측에는 장미창으로 장식하였다. 이 장미창으로 인해 성당을 한층 화려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풍긴다. 2개의 종탑의 종도 기증한 신자의 이름을 따서 ‘아우구스티노’와 ‘젤마나’로 명명되었다. 대구 최초의 서양식 건물이며, 현존하는 1900년대의 성당건축물로 중요한 가치가 인정되어 1981년 대한민국 사적 제290호로 지정되었다.


계산성당 내부 ⓒ
스테인드글라스 ⓒ

계산성당 스테인드글라스는 프랑스 돌루즈의 루이 빅토르 제스타 공방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장미창 5개는 “나는 세상의 빛이다.”(요한 8,12)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예수님 그 자체를 의미하여, 성전 입구에 위치함으로써 성당에 들어서는 신자들이 하늘의 도성에 들어섬을 의미한다. 계산성당은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에게 교구 본부가 점령당하지 않는 유일한 교구로 신자이든 아니든 피난민들이 모여들었다.


1991년 6월 성당 건립 이후 처음으로 함석으로 되어 있던 지붕을 동판으로, 목재인 바닥을 대리석으로 교체하는 대보수 공사를 1여 년간에 걸쳐 마무리하였다. 또한 2016년에는 신자들의 정성을 모아 역사관을 건립하여 역사적인 사실을 기록 전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의 출생부터 추기경이 될 때까지 역사가 기록되어 있다. 김 추기경은 1950년 성신대학교를 졸업하고 1951년 대구 계산성당에서 사제서품을 받은 후 안동 천주교회 주임신부로 사목활동을 하셨으며, 47세 나이로 추기경에 임명되었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한국천주교회 선교 200주년과 순교자 103위 시성식을 기념하기 위해 1984년 5월 3일부터 5월 7일까지 한국교회를 사목 방문하셨는데 기간 중 5월 5일 계산성당을 찾으셨다.


주교좌 성당이라 제대 옆에 주교님이 참석하실 때 앉으실 의자가 놓여 있는 것이 특이하다. 오래된 성당 답게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계산성당에는 ‘이인성 나무’ 라는 수령이 100년 정도 된 감나무가 있다. 대구 출신 이인성(1912~1950) 천재 화가가 1930년대에 그린 계산동성당의 배경이 된 나무 중 한 그루가 아직도 남아 있어 이 나무를 “이인성 나무”라고 이름 지었다. 또한 성당 설립 당시 심어진 것으로 알려진 향나무 한 그루는 중앙 정원 성모상 옆에 상시 푸르름을 유지한 채 서 있다.


‘이인성 나무’라고 이름 붙여진 감나무 ⓒ
중앙 정원 성모상 뒤에 서 있는 향나무 ⓒ

또한 계산성당은 천주교 3대 성당에 걸맞게 웅장하고 멋스러워 유명인사들의 결혼식 장소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1950년 12월 12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결혼식이 있었고, 당시 주례를 맡은 허억 대구시장은 “신랑 육영수 군과 신부 박정희 양은….”이라고 말해 하객들의 폭소를 터뜨렸다는 에피소드가 전해지기도 한다.


o 주소 : 대구광역시 중구 서성로 10(계산동 2가)

o 전화번호 : 053-254-2300

o 주변 가 볼만한 곳 : 약령시장, 서문시장, 근대문화골목, 김광석 거리, 청라 언덕, 팔공산갓바위, 동화사


조남대 작가ndcho5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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