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적 99.9% 일치했다…20년 전 영월 피살사건 용의자 구속영장 청구
입력 2024.06.26 09:23
수정 2024.06.26 09:23
영월 농민회사무실서 2004년 40대 피해자 숨진 채 발견
사건현장에 '샌들' 족적 남았지만 결정적 증거는 찾지 못 해
2020년 현장 족적과 유력 용의자 족적 일치한다는 결과 나와
20년 전 강원 영월에서 발생한 대표적 장기미제 사건인 일명 '영월 영농조합 간사 피살' 사건의 유력 용의자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사건 당시 남겨진 족적을 분석한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의 끈질긴 수사 노력 끝에 용의자의 윤곽이 드러나게 됐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검 영월지청(김현우 지청장)은 전날 살인 혐의로 A(59·당시 40세)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사건 발생 후 증거가 부족해 장기 미제로 남겨졌던 사건을 경찰의 재수사 및 송치 이후 검찰에서 추가 압수수색과 감정 등 과학수사를 통해 증거를 보완, 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강원지역 대표적 미제 살인사건인 이 사건은 2004년 8월 9일 오후 6시께 영월읍 농민회 사무실에서 발생했다.
피해자는 당시 영월 영농조합 소속 B(당시 41세)로, 목과 배 등을 흉기에 여러 차례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두개골 분쇄골절 및 우측 경동맥 절단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이른바 '영월 영농조합 간사 피살사건'은 그렇게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경찰은 농민회 사무실을 출입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데다 출입문 셔터가 내려져 있고 반항한 흔적이 없는 점에 주목했다.
숨진 A씨의 바지 주머니에 있던 현금 10만 원이 든 지갑도 그대로 있었다.
현장에는 여러 점의 족적이 증거로 남았는데, 피살사건이 한여름 발생한 만큼 '샌들' 족적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범행 현장의 족적과 일치하는 샌들의 주인인 A씨를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수사에 나섰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찾지 못했다.
이 사건이 다시 조명을 받은 것은 2020년 6월. 당시 사건 현장의 족적과 유력 용의자 A씨의 족적이 특징점 10여 개가 99.9%의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회신 결과를 통해 강원경찰청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이 재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 분석 결과에 현장 족적의 증명력 보강 등의 수사 결과를 토대로 유력 용의자 A씨를 2020년 11월 춘천지검 영월지청에 송치했다.
검찰은 3년여에 걸친 증거 보완 등을 통해 A씨가 영농조합법인 사무실에서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범인일 것으로 판단하고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 기일에 검사가 출석해 피의자의 범죄 혐의, 증거관계 및 구속의 필요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말했다.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오는 28일 오전 10시 영월지원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