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승·공급 감소에 분양권 거래 증가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입력 2024.06.26 06:08
수정 2024.06.26 06:08

1분기 분양권 1만1783건, 전 분기 대비 26%↑

저가 거래 줄고, 고가 거래 증가

“가격인상 압력이 분양권 시장에도 영향…활황 때 보단 아직 미진”

올 1분기 전국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거래량은 1만1783건으로 지난해 1분기 1만205건보다 15.4%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9347건 대비로는 26% 상승한 수치다.ⓒ데일리안

올해 물가상승으로 인한 신축 분양 공사비 상승과 고분양가 문제 외에도 부동산 프로젝트하이낸싱(PF) 대출 냉각에 따른 저조한 아파트 공급(청약)진도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신축 아파트 매입의 또 다른 대안인 분양권(입주권) 거래에 관심을 갖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토교통부의 전국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거래량(지난 13일 기준)을 집계한 결과, 올 1분기 1만1783건으로 지난해 1분기 1만205건보다 15.4%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9347건 대비로는 26% 상승한 수치다.


1분기 분양권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지역은 경기도로 1647건을 기록했다. 2위는 경북으로 1613건 거래되며 전기 972건 대비 65.9% 급증한 모습을 보였다. 충남(1605건)과 경남(1353건) 등도 분기 내 1000여건 이상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경기도를 제외하면 인천(668건)과 서울(137건)의 거래량이 많지 않아 수도권 전체 거래량은 2452건에 머물렀다. 반면 지방은 9331건으로 지방 분양권(입주권) 거래가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9%에 달했다.


수도권의 낮은 분양권 거래비중은 양도차액이 큰 수도권 분양권 전매 특성상 높은 양도소득세율이 허들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분양권 전매의 공급원 역할을 하는 신축 분양진도율이 낮았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16일 기준 서울은 5767가구, 인천은 7594가구 분양하는 등 분양진도율이 각각 13%, 27%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거래된 전국 분양권의 가액대별 거래비중을 살펴보면 저가 거래는 줄고 고가 거래는 증가했다. 5억원 이하 거래가 2023년 71.29%, 2024년 63.25%로 각각 과반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5억원 이하 거래비중이 8.04% 감소하고 5억원 초과 고가거래가 증가했다.


5억원 초과 거래는 지난해 28.71%에서 올해 36.75%를 기록했다. 12억원 초과~15억원 이하 고가 거래는 같은 기간 0.54%에서 0.65%로, 15억원 초과~20억원 이하 거래는 0.27%에서 0.32%로, 20억원 초과 거래는 0.29%에서 0.33%로 모두 관련 수치가 상승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연초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집값 흐름과 높은 신축 분양가로 말미암은 가격인상 압력이 분양권 거래 시장에도 고가 거래 비중 증가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분기 주택시장의 회복 온기에 영향을 받아 거래량이 다소 개선됐지만 지난 2020년 10만여건을 훌쩍 넘었던 과거 거래시장의 뜨거운 활황을 단기 재현하기엔 아직 거래시장이 미진한 모습”이라며 “입주 이후 차익기대가 큰 인기지역 위주로 거래가 쏠리거나 높은 분양권 양도소득세율 부담으로 큰 폭의 거래 확대가 제한적인 만큼 미래 가치, 공급 희소성, 분양권 전매 프리미엄의 적정성을 따져 보수적으로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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