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도 안 되는 연금저축보험 수익률…수수료까지 떼면 2% '턱걸이'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입력 2024.06.18 06:00
수정 2024.06.18 06:00

지난해 연 평균 2.60% 그쳐

비용 뺀 실질 수치는 2.10%

세제 혜택 기대할 수 있지만

손익분기점 꼼꼼히 계산해야

연금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보험사들이 판매하는 연금저축 상품의 수익률이 연 2%대 중반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보험사 몫으로 떼 가는 수수료까지 빼고 나면 실질 수익률은 2%대에 겨우 턱걸이하는 실정이다.


연금저축에서 제공하는 세제 혜택이 상당하다고는 하지만, 한국은행 기준금리만도 못한 수익률을 극복할 수 있는 손익분기점을 찾기 위해서는 가입 전 꼼꼼한 계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8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별 연금저축보험 수익률은 평균 2.60%로 집계됐다.


연금저축 상품은 금융권에 따라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보험업계의 연금저축보험과 증권사의 연금저축펀드, 은행권의 연금저축신탁이다. 연금저축신탁은 현재 판매가 중단된 상태고, 지금은 증권사와 보험사만 취급 중이다. 연금저축펀드의 납입 방식은 자유적립인 반면, 보험은 정기납이란 점이 차이다.


보험사별로 보면 하나생명의 연금저축보험 수익률이 0.84%로 홀로 0%대에 머물며 최저였다. 이어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1.32%) ▲미래에셋생명(1.61%) ▲신한라이프생명(1.75%) ▲NH농협생명(1.87%) ▲IBK연금보험(1.90%) 등의 수익률이 1%대에 그치며 낮은 편이었다.


반대로 연금저축보험 수익률이 제일 높았던 곳은 메리츠화재로 3.90%를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 MG손해보험(3.79%)와 KB라이프생명(3.73%)이 톱3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흥국생명(3.60%) ▲KDB생명(3.52%) ▲DB생명(3.27%) ▲하나손해보험(3.19%) 등의 연금저축보험 수익률이 3%를 웃돌았다.


연금저축보험 수익률 하위 10개사.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하지만 가입자들이 체감할 수익률은 이보다 더 낮을 수밖에 없다. 보험사가 가져가는 수수료 때문이다. 실제로 조사 대상 기간 보험사별 연금저축보험 수수료율은 평균 0.50%를 나타냈다. 이를 제외하면 연금저축보험의 실질 수익률은 2.10%였던 셈이다.


이같은 수익률은 한은 기준금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이다. 한국은행은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다.


이는 결국 연금저축보험의 수익률이 웬만한 은행 예금만도 못하다는 얘기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규취급액 기준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는 3.83%였다. 정기적금 이자율은 이보다 못한 3.55%였지만 그래도 기준금리보다는 높았다.


다만 세금은 고려해야 할 대목이다. 연금저축은 가입 후 5년이 경과하고 만 55세 이후 정상적으로 돈을 받기 시작한다면 3.5~5.5%의 연금 소득세만 적용 받는다. 반면 은행 예·적금 상품은 특별한 세제 혜택이 없다는 전제 하에 15.4%의 이자 소득세가 부과된다.


연금저축에는 세액공제도 적용된다. 돈을 내는 동안은 각 연도별 연금저축 계좌 납입액의 700만원 한도 내에서, 소득에 따라 13.2%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중도에 계약을 해지하면 16.5%의 기타 소득세가 부과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연간 연금 수령액이 1500만원을 넘지 않도록 설계할 필요도 있다. 이를 초과하면 해당 연도의 기타 소득과 함께 종합 소득세로 합산, 연금으로 받은 돈 전체에 종합 소득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금저축보험은 중도 해약 시 손실이 불가피한 대신 유지 기간이 길어야 메리트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품"이라며 "실질적으로 납입 가능한 여력과 금액 등을 잘 따져 가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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