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피플라운지] “제철 재료가 돋보이는 한식과 와인의 절묘한 콜라보”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4.06.12 07:03
수정 2024.06.12 07:03

아영FBC 운영 모와, 다양한 음식과 1000여종 와인 구매도 가능

문원기 쉐프 “음식처럼 맛있는 술을 마시는 문화 확산되길”

문원기 모와(MOWa) 셰프.ⓒ아영FBC

작년 엔데믹 선언 이후 방한 외국인들의 성지로 다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명동에 제철 한식재료와 와인의 마리아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곳이 있다.


한식과 다양한 와인의 조합에 내국인은 물론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에게도 유명세를 타고 있는 ‘모아’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르메르디앙 서울 명동 호텔 지하 1층에 위치한 다이닝 바 ‘모와(MOWa)’는 ‘Memories of Wine and?’의 약어로 와인에 대한 좋은 기억, 추억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종합주류기업 아영FBC가 운영하는 공간답게 매장에서는 1000여종의 와인을 만날 수 있다. 아영FBC가 운영하는 와인 전문 소매점 보다도 더 큰 규모다.


모와의 다양한 음식과 함께 즐길 수도 있고 와인만 별도로 구매할 수 있어 와인 마니아들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모와가 한식과 와인의 최고의 궁합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 데는 이곳 주방을 책임지는 문원기 셰프의 독특하고도 새로운 시도가 한 몫 했다.


문 셰프는 ‘미쉐린 가이드 2024 서울’ 2스타와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2024’에도 선정된 밍글스 출신이다. 아영FBC가 운영하는 사브 서울 수셰프를 거쳐 2022년 11월부터 모와의 헤드 셰프를 맡고 있다.


제철 한식 재료를 통해 한식의 맛과 아름다움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한 그의 퀴진은 다양한 와인과 위스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조합을 가능케 한다. 모와의 문원기 셰프를 만나 ‘한식과 와인’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모아(MOWa) 주요 메뉴 이미지.ⓒ아영FBC

다음은 문원기 셰프와의 일문일답.


▲매달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는데 메뉴 개발 과정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 계절별 제철 식재료가 많습니다. 삼면이 바다로 제철 해산물도 많고 산과 땅에서 나오는 제철나물도 많죠. 메뉴 구성을 할 때 한국의 계절을 담을 수 있는 대표적인 식재료들을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하고 있으며 발효한 식재료와 한국의 장류도 많이 이용합니다. 현재 내놓고 있는 메뉴 중에는 진갈비 구이가 가장 인기가 좋습니다.


▲한국 시장에서 와인 저변이 많이 확대됐지만 여전히 와인은 어렵다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식과 와인을 즐길 때 가정에서 손쉽게 페어링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 ‘와인’이라는 주류문화는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다가가기 어려운 문화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소주나 맥주 같은 한국의 주류문화가 자리를 잡고 있고 가격면에서도 와인은 접근이 어려울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앞으로는 음식과 마찬가지로 맛있는 주류를 찾아 마시는 문화가 확산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와인은 포도품종과 지리, 기후, 생산자에 따라 맛이 달라집니다. 이 부분은 요리와도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레시피여도 사람마다 만드는 방법과 요리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음식이 만들어지는 것처럼요.

저도 집이나 밖에서 소주와 맥주를 마시는 것도 좋아하지만 맛있고, 가성비 좋은 와인을 마시기도 합니다. 가벼운 리슬링과 샤도네이, 샴페인과 피노누아 등 가볍게 마시기 좋은 와인이 많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와인들은 삼겹살 구이나 갈비, 찌개류와도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으로 와인과 잘 어울리는 한식은 어떤 음식이라고 생각하는지.

- 치킨이나 튀김처럼 기름진 음식은 산뜻하고 상큼한 맛의 샴페인이 좋고, 구운치킨처럼 담백한 육식 종류는 쇼비뇽 블랑이 잘 어울립니다. 매콤한 떡볶이는 로제 스파클링, 숯불고기는 스페인 템프라니요와 궁합이 좋습니다.


▲사브 서울에 이어 MOWa에서도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데 사브 서울에 비해 차별 포인트가 있다면.

- 사브서울 수셰프로 근무하면서 김태성 셰프께 이탈리안 베이스 음식과 트렌디한 뉴욕 음식에 대해 배웠습니다. 제가 근무했던 사브 서울의 당시 음식은 아메리칸 컨템포러리로 다국적인 음식과 트렌디함이 핵심이었다면 MOWa는 한국 식재료를 바탕으로 만든 한식의 트렌디한 컨템포러리 입니다.

밍글스 강민구 셰프께서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한국 고유 음식을 재해석하는 음식들을 주로 선보이셨었는데 저도 제철 식재료 요리와 지금까지 배운 프렌치, 이탈리안 조리법을 조화시켜 손님들이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캐쥬얼 다이닝을 추구하려고 합니다.


▲명동이 방한 외국인들의 쇼핑 성지로 불리는 곳이고 호텔 건물에 위치해 있다 보니 외국인 손님도 많을 것 같다. 외국인 고객 반응은 어떤가.

- 명동에는 중국, 일본, 미국, 유럽계 등 다양한 외국인들이 많습니다. 특히 MOWa가 있는 르메르디앙 호텔은 외국인 투숙객이 많은데요.

외국 관광객들이 명동을 방문하는 이유 중 하나는 한국 전통 음식과 스트리트 푸드 때문입니다. 그래서 외국 손님들이 MOWa에 오시면 "우리 매장은 한국 식재료를 바탕으로 제철 요리를 선보입니다"라고 어필합니다.

대부분 외국인 손님들은 MOWa를 방문하기 전까지는 와인을 판매하는 일반적인 레스토랑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직접 와보신 분들은 한식을 바탕으로 만든 양식 요리라는 점에서 한 번 놀라고 매장 내 1000여종의 와인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 또 한 번 감탄합니다.


▲MOWa를 다녀간 고객들 사이에서는 특히 시그니처 디저트에 대한 호평이 많은데 어떻게 개발하게 됐나.

- MOWa의 시그니처 디저트는 와인과 관련 있는 디저트를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됐습니다.

시그니처 디저트는 포도밭의 떼루아를 표현하는 요리입니다. 땅과 돌, 나무와 안개를 표현했는데요. 시그니처 디저트에서도 한식을 강조 하고 싶은 마음에 흑임자를 이용한 돌모형 무스를 만들게 됐습니다. 또한 손님들께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퍼포몬스도 같이 보여드리는데, 크림을 이용해 안갯속 해무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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