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니케' 개발진의 홀로서기 "서브컬처 슈팅 장르에 새로움 더하겠다"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입력 2024.06.11 07:00 수정 2024.06.11 07:00

시프트업 디렉터 출신 최주홍 대표, '지피유엔' 창업

"미소녀와 메카닉을 합친 서브컬처 게임 개발"

올 하반기 쇼케이스 개최…2027년 출시 목표

지난달 28일 최주홍 지피유엔(GPUN) 대표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2027년 출시할 게임'테라리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2016년 10월. 서브컬처 시장에 일본 게임이 주류였던 당시 시프트업에서 서브컬처 게임 '데스티니 차일드'를 출시했다. 출시 직후 양대 마켓 매출 1위에 오르며 서브컬처 시장에서 성과를 냈다. 이후 지난 2020년 출시한 호요버스의 '원신'을 시작으로 서브컬처 게임의 시대가 열렸다. 이후 블루 아카이브(2021년), 승리의 여신:니케(2022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2022년) 등의 게임이 히트를 치며 서브컬처는 하위문화가 아닌 주류로 자리 잡았다.


국내 서브컬처 게임의 중심에는 시프트업, 그 안에서도 최주홍 지피유엔(GPUN) 대표가 있었다. 그는 시프트업에서 데스티니 차일드와 '승리의 여신: 니케(니케)' 디렉터로 지내며 서브컬처 흥행작을 진두지휘했다. 이후 최 대표는 회사를 떠나 나만의 게임을 만들겠다는 일념 하에 지난 2월 서브컬처 메카닉 슈팅 전문 개발사 지피유엔을 설립해 게임 프로젝트 '테라리움'으로 국내 및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지난달 28일 데일리안과 만난 최 대표는 "니케를 통해 서브컬처와 슈팅 게임이 시장에서 선택을 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나만의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완전히 새로운 게임보다는 기본기가 튼튼하고 약간의 새로움이 추가된 게임을 제작하고 싶었다"고 창업을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창업을 결심하고 나서 여러 게임사 대표님을 만나 조언을 들었는데,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님께서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고 전했다.


서브컬처 장인이 만들면 다르다…기획부터 운영까지 섭렵
지피유엔이 만들고 있는 게임은 미소녀에 메카닉 슈팅 요소가 결합된 서브컬처 게임 '테라리움'이다. ⓒ지피유엔

최 대표는 2002년 디지털드림스튜디오에서 아크 온라인 게임 기획을 맡으며 게임업계에 첫 발을 들였다. 2011년에는 NC소프트에서 TPS(3인칭 슈팅게임) '프로젝트 혼' 디렉터를 맡았다. 이후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의 권유로 시프트업에 합류해 데스티니 차일드와 니케의 디렉터로 활동하며 서브컬처와 슈팅 장르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특히 최 대표는 니케 게임을 처음 제안한 인물이다. 최 대표는 "데스티니 차일드 디렉터로 활동하던 도중 시프트업 사내 공모전이 열린다는 공지를 보고 팀원 7명을 모아 2개월간 개발해 제출한 게임이 지금의 니케"라며 "김형태 대표님이 '스텔라 블레이드' 출시 전에 선보일 게임으로 니케를 선정했다. 니케 디렉터직을 제안해 니케에 대한 기반 토대를 마련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데브시스터즈로 거취를 옮겨 기획팀장을 맡던 그는 가장 자신있는 서브컬처와 슈팅을 합친 게임 전문 스튜디오 지피유엔을 창업했다. 최 대표는 "20년 넘게 게임업계에서 일하며 RPG와 슈팅 장르에서의 경력을 쌓아왔고 서브컬처의 경우 팀 세팅부터 출시, 라이브 진행까지 모두 맡았기에 자신있는 장르"라고 강조했다.


이어 "스스로 만족할 수 없는 게임은 만들지 않는다"며 "우리가 만들었다고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사명인 GPUN은 'Game Pride is UNlimited'에서 따왔다. 최 대표는 "GPUN은 '게임을 만드는 자부심은 무한대'라는 뜻에서 따왔다"며 "우리가 게임을 만드는데 있어서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고 재밌게 임한다면 그 마음이 고스란히 유저에게도 전달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생 게임사지만 지피유엔은 실력파 개발자들을 다수 확보했다. 최 대표는 "현재 지피유엔에서 함께 일하는 개발 리더들은 대부분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베테랑으로, NC소프트와 시프트업을 거친 개발진이 많다"며 "저뿐만 아니라 개발진 모두 게임 기획부터 개발, 출시, 운영까지 성공적으로 실행하며 노하우를 축적해왔기 때문에 게임 장르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공 모델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소녀와 메카닉의 콜라보…2027년 출시 목표
지피유엔이 개발 중인 게임 '테라리움' 스틸컷 ⓒ지피유엔

최 대표는 서브컬처 장르만으로는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해 미소녀와 메카닉을 접목했다. 최 대표는 "서브컬처가 주류로 올라올 만큼 인기를 끌고 있지만 요즘 유저들은 단순히 캐릭터를 이쁘게 만들고 소환하는 건 식상하게 느끼고 있어 차별성이 없다"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을 타겟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유저들이 좋아하면서도 아직 시도되지 않은 요소가 필요했고 메카닉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피유엔이 만들고 있는 게임은 미소녀에 메카닉 슈팅 요소가 결합된 서브컬처 게임 '테라리움'이다. 외계생명체가 지구를 침략하자 인류는 지하로 피신, 지구 탈환을 위해 싸워나가는 과정을 그린 게임이다. 테라리움은 동식물이 자랄 수 있는 어항처럼 생긴 공간을 의미하는데, 게임 내에 등장하는 인류의 생존 거점인 지하 공간을 지칭하기도 한다. 유저는 지하 기지 테라리움 사령관이 돼 미소녀 안드로이드 파일럿을 육성하고 전투 로봇을 개발해 지상에 있는 외계생명체와 싸워나간다. 현재 모바일 게임으로 개발되고 있고 세로형 모드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게임은 미소녀 캐릭터가 외계생명체를 처치하고 지상을 탐색하는 요소, 미소녀 캐릭터의 능력치 향상을 위한 육성, 전투 로봇의 강화 등 크게 3가지 요로소 구성돼있다. 최 대표는 "서브컬처 게임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캐릭터와의 친밀도"라며 "미소녀 캐릭터의 슈팅하는 모습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모습이나 교육을 듣는 모습 등을 추가해 애정도를 높이고자 했다. 또한 게임에서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다양한 요소를 추가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지피유엔의 가능성을 본 VC(벤처캐피탈)사들의 투자도 이어졌다. 지난 5월 카카오벤처스와 코나벤처파트너스로부터 17억원 규모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지피유엔은 이를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 쇼케이스에서 테라리움을 최초 공개한 후 내년까지 핵심 플레이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기획과 프로그램, 아트 등 전 분야에 걸린 채용도 진행한다.


최 대표는 "올해 하반기 쇼케이스를 통해 우리의 게임을 대중에게 선보이고, 또한 우수한 인재를 모집하는 것이 올해의 가장 큰 목표"라며 "글로벌 원빌드 개발 인원으로 40명, 개발 기간은 2년 11개월로 잡고 있어 실제 출시는 2027년 1월로 예상하고 있다"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피유엔을 구성원들이 즐겁게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회사로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공모전을 통해 니케를 만든 것처럼 내부적으로 공모전을 열 수 있을 만큼 회사 규모를 키우고, 본인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제안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함께 하고 싶은 게임 스튜디오로 성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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