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준영 "민주당, 의석 수만 믿고 '이재명 방탄' 하면 역풍 맞을 것"
입력 2024.06.09 07:00
수정 2024.06.09 10:47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데일리안 인터뷰
"野 입법·상임위 배정 강행한다면 막을 수단 전무해"
"협치·소통 자세 잃지 않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
"대선 등 중대 국면서 혁신 목소리 내는 데 주저 않겠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난 22대 총선에서 국민으로부터 매서운 회초리를 맞았다. 정부의 대국민 소통 미흡, 의대 정원 확대 여파, 이종섭 전 호주 대사 리스크, 선거 과정에서의 전략 실패 등이 원인이 돼 특히 수도권에서 궤멸적 패배를 연속으로 당했다. 대통령의 임기는 이제 반환점에 들어서는데, 지지율은 연일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야말로 보수 정당의 위기다.
압도적 여소야대 정국에 대한 우려는 22대 국회 시작부터 현실이 됐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가진 지난 5일은 여야 간에 의사일정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국회가 야당 단독으로 '개문발차'(開門發車) 된 날이었다. 더욱이 더불어민주당이 국회법대로 이틀 뒤까지 원 구성 협상을 마쳐야 한다고 '압박' 수위를 높이던 때였다.
배준영 원내수석은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법안이나 상임위원회 배정 등을 강행한다면 이를 막을 수단이 전무한 상황"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실제 민주당은 원 구성 법정 시한인 지난 7일 국회 상임위 18개 가운데 법제사법위원회·운영위원회·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핵심 상임위 3개를 포함해 총 11개 상임위에 대한 위원장 후보 및 위원 명단을 자당 몫으로 국회에 제출했다.
배 원내수석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국회 운영 본연의 협치와 소통의 자세를 끝까지 잃지 않고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나갈 수밖에 없다"며 "만일 민주당이 지금처럼 의석 수만 믿고 정부·여당을 공격하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만을 위한 방탄 행보만 지속한다면 민심의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폭주'에 항의하며, 원 구성 협상을 위한 여야 회동과 상임위원 명단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22대 국회의원 임기 중에는 지방선거(2026년)·대통령선거(2027년)가 치러진다. 정치적 중대 국면에서 국민의 신뢰를 되찾아 선거에서 승리하고, 재집권을 이뤄내는 게 국민의힘의 최대 과제다. 배 원내수석은 "윤석열 정부 탄생과 지방선거 승리 당시의 민심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 재선 의원인 배준영 원내수석과의 인터뷰는 지난 5일 오후 국회본청 원내수석부대표실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배 원내수석과의 일문일답.
Q. 4·10 총선을 통해 재선 고지 등정에 성공했다. 총선에서 인천 14석 중 2석만 국민의힘이 승리해 배 원내수석의 당선은 그 어느 때보다 값지다고 평가된다. 재선에 성공한 소감 부탁드린다.
"먼저 저를 믿어주시고, 다시 한번 일할 기회를 주신 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 주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국민의힘이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적으로도 어려운 선거를 치렀음에도, 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 선거에서 21대 총선 당시 2.6%p 보다 더 높은 11.1%p의 격차로 승리했다. 특히 지난 선거 당시 중구에서는 상대 후보보다 득표수에서 뒤처졌는데, 이번 선거는 중구에서도 더 많은 득표를 얻었다.
지난 4년간 중구 인구가 약 2만3000여명 늘어났고, 인구 밀집 지역인 영종하늘도시 평균 연령이 약 36세로 저에겐 매우 불리한 구도였음에도 승리를 거두어 감회가 새롭다. 지난 4년간 주민 여러분과 눈을 맞추며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실현하고자 노력해왔고, 주민 여러분들께 약속한 공약들을 실천해 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어깨가 더욱 무거운 것을 느꼈다. 앞으로 더욱 정진하고 노력해 초심을 잃지 않고 주민 여러분들의 기대에 성과로 보답하도록 하겠다."
Q. 보수 정당이 인천 지역, 나아가 서울 수도권에서의 궤멸적 패배를 연속으로 당한 '위기'의 원인과 이에 대한 극복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민주당 직전 당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와 지역구 물려주기로 초래된 방탄,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인천의 민주당 정치인들이 다수 연루된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등 여러 사건으로 인천 지역의 선거 구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부의 소통 부재 문제, 의대 정원 확대 여파와 이종섭 전 호주 대사 리스크, 선거 과정에서의 전략 실패 등 전체적인 흐름이 여권에 불리하게 흘러가면서 결국 엄중한 민심의 회초리를 받게 됐다.
이런 때일수록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초심으로 돌아가는 수 밖에 없다. 대통령도 소통을 강조하고 있고, 이 대표와 영수회담을 진행하는 등 달라진 모습으로 국민께 다가가고 있다. 우리 국민의힘 역시 민의를 무겁게 받들고 반성과 성찰을 토대로, 집권여당으로서 국정운영에 무한책임을 지는 자세로 임할 것을 22대 국민의힘 국회의원 모두가 하나 된 목소리로 다짐했다.
아울러 전체 3분의 2에 달하는 원외당협 활성화를 통해 지역을 재정비하고, 지역에서 주도적으로 현안들을 발굴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책도 병행해 나갈 것이다. 우리 국민의힘이 진심으로 국민들께 다가간다면, 결국에는 진정성을 믿어주실 거라 생각한다. 윤석열 정부 탄생과 지방선거 승리 당시의 민심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Q. 22대 국회에서 원내수석부대표라는 중책을 맡고 있다. 이번 원 구성 협상 과정과, '채상병 특검법' 추진 등에서 다시 한 번 드러난 거야(巨野) 폭주에 맞설 묘안은?
"21대 국회보다 더욱 엄중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야당과 협상 실무를 담당하는 원내수석부대표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기쁨보다는 무거운 마음으로 추경호 원내대표와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이행과 민생 해결을 위한 입법을 선도하며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이다.
민주당은 22대 국회가 출범하자마자 정쟁용 특검법을 하루에 하나씩 발의하고, 원 구성 협상에 대해서도 자신들의 주장하는 안을 관철하지 않으면 전 상임위를 독식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입법이나 상임위 배정 등을 강행한다면 이를 막을 수단이 전무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국회 운영 본연의 협치와 소통의 자세를 끝까지 잃지 않고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나갈 수밖에 없다. 만일 민주당이 지금처럼 의석 수만 믿고 정부·여당을 공격하고 이재명 대표만을 위한 방탄 행보만 지속한다면, 민심의 역풍을 맞게 될 것이다."
Q. 22대 국회의원 임기 중에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가 치러진다. 정치적 중대 국면에서 배 원내수석의 역할은.
"모든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대정신이다. 지난 대선에서의 시대정신은 공정과 상식의 회복이었고, 이에 부응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앞으로의 시대정신은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눈부신 발전을 견인해 온 대기업 중심, 반도체 중심의 기업경제가 위기를 겪고 있고, 전통적인 국제관계가 흔들리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국민연금과 저출산 문제가 우리나라의 지속성에 중대한 도전이 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국민이 원하는 '장래성 있는 대안'을 과감하게 제시할 수 있느냐다. 전 국민의힘 초대 대변인을 지냈고, 수도권 재선 의원으로서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야당과 국회 실무 협상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원내수석부대표의 임기가 1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 국면 앞에 당직을 유지할지는 미지수이지만, 그간 굵직한 당직을 맡았던 만큼 우리 당의 중대 국면마다 필요한 목소리를 낼 것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대기업이 사내 벤처기업을 만들어 혁신을 도모하듯, 저 역시 국민의힘 안에서 시대정신을 담은 혁신의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
Q. 인천 지역의 재선 국회의원으로서, 인천시당위원장으로서 지역 발전을 위한 공약과 22대 국회에서 꼭 이뤄내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재선 국회의원이 되어 지난 임기보다 공약을 이행할 추진력을 갖추게 되었고, 정부와 인천시, 중구·강화군·옹진군 모두 여당 소속의 '원팀'으로 구성된 만큼 긴밀히 협력하여 지역 발전을 꼭 이뤄내고 주민 여러분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22대 국회에서 가장 첫 번째이자 중요한 목표다.
특히 제 지역구인 중구와 강화군·옹진군은 인천의 68%에 달하는 면적에, 각 지역마다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 보니 필요한 사업 역시 천차만별인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영종구로 분구가 예정된 영종국제도시의 경우, 폭발적인 인구 성장으로 과밀학급, 도시 인프라 확충 등의 문제가 시급하다. 또한 세계 최고의 공항인 인천국제공항과 지역의 상생을 통해 함께 발전해나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공항경제권 특별법'을 대표 발의하고자 한다.
중구의 경우엔 재개발 재건축이 핵심이다. 노후화한 기반 시설을 정비하고 지역 콘텐츠와 연계한 문화관광산업을 통해 원도심을 다시 인천의 중심으로 되돌리기 위한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세분화해 약속드렸고, 하나하나 지켜나갈 것이다.
강화군의 경우엔 교통 문제와 규제 해소가 시급하다. 강화는 인천에 속해있지만, 김포를 거쳐야만 인천에 접근할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서울까지 고속도로를 조기에 건설하고, 강화 남단에서 영종까지 이어지는 평화도로 건설을 해내는 것이 목표다. 또한 접경 지역, 문화재 규제, 수도권 규제 등 불필요한 규제가 중첩되어 주민들의 불편과 강화 발전에 저해하는 요소가 되고 있는데, 합리적인 규제 해소를 통해 해결하고자 한다.
옹진군 역시 교통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하다. 특히 도서지역으로 이루어진 지역 특성상, 여객선 운항시간 다변화와 지난 임기 중 확정지은 백령공항의 조속한 건설 등을 통해 섬 어디서든 1일 생활권을 만들 것이다.
인천의 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일들도 많이 남아있다. 특히 지난 임기 중 대표발의했으나 회기 내에 처리하지 못해 폐기된 인천고등법원과 해사법원 설치는 이번 22대 국회에서도 계속해서 풀어나갈 예정이다. 지역 발전을 위한 일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고 생각한다. 인천 지역의 14명의 국회의원 모두가 합심해주길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