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변호인, 즉각 항소 방침…"재판부, 편파적으로 증거 취사선택"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4.06.07 17:55
수정 2024.06.07 17:55

李 변호인 "김성태, 주식담보 대출 여력 높이려는 전략으로 대북사업 시도"

"이화영, 쌍방울 대북사업 관여했다면…국정원이 이 사실 놓쳤을 리 없어"

"재판부 판단 인정 못 해…2심서 평균적인 법관이 판단하면 결과 바뀔 것"

"재판부, 김성태는 정직하고 이화영 거짓말쟁이라는 전제 깔고 재판해"

쌍방울 그룹의 800만 달러 대북송금 공모 및 억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1심 선고 재판이 열린 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이 전 부지사 측 김현철 변호사가 재판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쌍방울 뇌물과 대북송금 의혹에 연루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심에서 징역 9년6개월을 선고받은 가운데, 이 변호인 측은 "편파적인 판단"이라며 즉각 항소 계획을 밝혔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 변호인인 김현철 변호사와 김광민 변호사는 이날 이 전 부지사의 선고를 마치고 수원지법 청사 앞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재판부가 편파적으로 증거를 취사선택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현철 변호사는 "재판부가 '이화영 때문에 쌍방울이 대북사업을 하게 됐고, 이화영이 쌍방울 대북사업에 영향력을 미쳤다'고 판단했는데 이는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며 "쌍방울 계열사 나노스는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으로 주가가 폭등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대북사업을 하겠다는 의도로 이 사건이 시작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은 주식담보 대출 여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대북사업을 시도했던 것인데, 재판부는 이런 정황을 모두 외면하고 검찰 의견서를 취사선택했다"며 "이화영이 쌍방울 대북사업에 관여했다면 국정원이 이를 놓쳤을 리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브라질 룰라 대통령을 부패 뇌물 사건으로 조작해 구속했던 세르지오 모루 판사가 떠오른다"며 "다음 항소심에서 평균적인 법관이 판단한다면 (1심) 결과는 바뀔 것"이라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김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의 뇌물 수수 혐의도 유죄로 인정된 것에 대해 "90퍼센트는 대관 실무자로 활동한 문모 씨가 사용한 것이고, 10%는 문씨가 피고인을 위해 사용한 것"이라며 "쌍방울이 법인카드를 이화영이 사용했다고 뒤집어씌운 거다"라고 주장했다.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022년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연합뉴스

김광민 변호사는 이화영 전 부지사가 대북 송금 행위에 관여했다고 인정한 재판부의 판단을 두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판부는 '쌍방울 정도 되는 규모에서CEO가 오로지 주가 상승을 위해 (미화를 반출하는) 무모한 일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는데 귀를 의심했다"며 "김성태는 정직하고 이화영은 거짓말쟁이라는 전제를 깔고 재판했다. 이 판결은 전제 사실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조만간 1심 판결에 항소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이날 외국환거래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9년 6월에 벌금 2억 5000만원을 선고했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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