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선인들, '전당대회' 두고 갑론을박…'절충형 지도체제'에 눈길

데일리안 천안(충남) =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4.05.31 00:15
수정 2024.05.31 08:11

與서 '집단+단일' 혼합한 '절충형' 체제

전환 목소리 분출…"다른 의견들 보완"

워크숍서 당권주자들 "논의 필요하다"

국민의힘 나경원·안철수·권영세 의원이 30일 충남에서 열린 22대 국민의힘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내부에서 차기 당권을 결정할 전당대회에 절충형 지도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일지도체제 하에서 약해진 최고위원의 권한과 지위의 강화를 위해 지도부 체제를 손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서다. 특히 차기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절충형 지도체제 전환 주장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22대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집단지도체제 도입 주장에 대해 "단일지도체제의 가장 큰 단점은 당대표와 최고위원 간의 간극이 굉장히 커지는 데 있다. 지금이야말로 집단지도체제를 한번 검토해볼 만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분들 중에 혼자서만 자기 고집을 강하게 주장하는 분들이 계시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다양한 목소리를 내면서 당대표가 서로 의견이 다를 경우 오히려 보완 역할을 해주면 건강한 당정 관계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집단지도체제는 당대표로 나선 후보들이 득표수에 따라 최고위원으로 임명되는 제도다. 최다 득표를 한 1인이 당대표가 되고, 2~5위는 최고위원의 자리에 앉게 되는 것이다. 당내 3040 소장파 모임인 첫목회는 단일지도체제 아래에서 당대표의 권한이 너무 강력한 점에 우려를 표하면서 집단지도체제의 도입을 주장해왔다.


집단지도체제에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안 의원은 "집단지도체제에선 기존의 당대표 경쟁을 하던 사람들이 1등이 대표가 되고 2등부터 최고위원이 되다보니, 서로 성격이 아주 강한 분들이 모이시면 하나로 의견이 통합이 안 되는 문제점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당내에서 주목받고 있는 건 '절충형'이다. 절충형은 현행 단일지도체제와 과거의 집단지도체제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대표 선거와 최고위원 선거를 따로 치르되, 대표 선거 2·3위가 최고위원이 돼 지도부에 입성하고, 최고위원 선거로 나머지 최고위원들을 뽑는 방식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 이야기를 가장 먼저 꺼낸 건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다. 황 위원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절충형 지도체제를 고심하고 있다"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대에) 나와도 (여러 당대표 후보가) 나올 수 있도록 당대표 선거 2·3등이 최고위원회의에 남으면 어떻겠느냐"고 언급했다.


당내 일각에선 황 위원장이 지도체제 변경을 결정할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 구성도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이날 워크숍에서도 지도체제 전환 여부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다양한 의견이 표출됐다.


워크숍에 참석한 당권주자들도 절충형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면서도 신중하게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5선 중진 나경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들이 논의를 잘할 것"이라며 "단일지도체제나 집단지도체제 모두 장단점이 있고, 위기의 정당에 어떤 지도체제가 부합할지는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역시 수도권 5선 중진 윤상현 의원은 "몇 사람이 선관위에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당원과 국민 의견을 전체적으로 수렴할 문제"라며 "충분한 의견 수렴을 하는 특별기구를 만들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워크숍에 참석한 국민의힘 한 의원도 "최고위원 선거도 당원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중요한 선거고, 최고위원으로의 역할을 원하는 당내 인사도 있을 수 있다. 아예 없애는 건 어렵지 않겠느냐"라면서도 "당대표로 나온 후보들이 한꺼번에 사라지게 되는 것도 당 입장에선 아쉬운 상황이다. 그렇게 보면 절충형은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워크숍에서 "절충형으로 가면 당대표 선거와 최고위원 선거 모두에 국민적인 관심이 당연히 높아지지 않겠느냐. 그럼 둘 다 동시에 흥행할 수 있다"라며 "이런 얘기 자체가 나온다는게 변화가 있을 것이란 얘기인 것 같다. 향후 전대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반대 의견을 내비치는 인사도 있다. 친윤(친윤석열)계인 이철규 의원은 채널A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갸우뚱해지는 제안"이라며 "누군가를 견제하기 위해 단일지도체제에서 집단지도체제로, 또는 절충형으로 가자, 이렇게 들리는 순간 우리 제도는 형해화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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