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 중앙지검장, 출근 첫날 '김건희 수사' 보고 받았다

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입력 2024.05.17 09:28
수정 2024.05.17 10:27

이창수 "총장과 협의해 사건 실체·경중에 맞는 판단 나오도록 노력하겠다"

"검찰이 해야만 하는 일은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합리적 결론 내리는 것"

법조계 "야권 향한 수사도 구분 없이 진행할 거란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어"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이창수(53·사법연수원 30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취임 첫날 '사건의 실체와 경중'을 강조했다.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중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명품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적용할 원칙을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 지검장은 16일 오전 8시38분 서울중앙지검 청사 첫 출근길에,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 여사 사건의 '신속 수사'를 지시한 것과 관련해 "총장과 잘 협의해 사건의 실체와 경중에 맞는 올바른 판단이 나올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후 4시 취임식에서도 "우리 검찰이 해야만 하는 일은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증거와 법리'를 기초로 사안의 실체와 경중에 맞게 합리적인 결론을 내리자"고 했다.


이 지검장이 연거푸 '사안의 실체와 경중'을 강조한 걸 두고, 법조계에선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염두에 둔 발언이란 해석이 나왔다. 특히 명품백 수수 의혹의 경우 여권에서 "사안의 본질은 몰카 함정 취재"란 주장이 제기된 상태기 때문이다. 청탁금지법에 공직자 배우자의 금품 수수 금지 조항만 있고 처벌 조항이 없어, 수사가 진행돼도 처벌이 어려울 거란 분석도 나온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의 경우 권오수 전 회장 및 이른바 '선수'들과 통정거래로 실제 시세조종에 가담했는지가 가장 큰 쟁점이다.


이날 이 지검장은 '성역 없는 부패수사'도 강조했다. 취임사에서 "'부정부패'에는 어떠한 성역 없이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공정한 경쟁 질서를 저해하는 세력들을 척결하기 위해 검찰의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과거 권력인 야권을 향한 수사도 구분 없이 진행할 거란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은 김 여사 사건 외에 야권 관련 사건들도 상당수 수사 중이다. '민주당 돈봉투 살포' 의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연루된 '대통령 전용기 타지마할 관광' 의혹, '경호관 수영 강습' 의혹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이 지검장은 이날 김 여사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1부와 반부패수사2부의 대면보고를 받았다.

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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