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징금' 설전…김민석 "내가 갚지 않고 미납? 사과하라" vs 박용찬 "적반하장" [영등포을 TV토론]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입력 2024.04.05 08:50 수정 2024.04.05 09:00

선거방송토론위 주관 '영등포을' TV토론회

저출산 해결 놓고 목돈 지급 vs 시스템 구축 공방도

金 "현금살포라고 하는 건 낡은 생각…국민 뜻과 달라"

朴 "그건 포퓰리즘, 반값 산후조리원 반드시 유치할 것"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영등포을 후보와 박용찬 국민의힘 후보가 4일 CMB를 통해 방영된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TV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유튜브

4·10 총선에서 서울 영등포을을 두고 경쟁하고 있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용찬 국민의힘 후보가 김민석 후보의 '추징금 납부' 이슈를 둘러싸고 대치했다. 박용찬 후보가 해당 이슈와 관련 김 후보에게 "국민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고 했고, 김민석 후보는 "'추징금도 갚지 않고 미납했다'고 나를 공격한 적 있는데, 나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두 후보는 4일 밤 CMB에서 방영된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TV토론회에서 이 같이 대치했다. 두 후보는 저출산 해결 방안에서도 '목돈 지원'과 '시스템 구축'이란 각자 다른 입장을 보이며 설전을 펼쳤다.


박 후보는 "많은 분들이 꼭 물어봐달라고 해서 대신 질문하겠다"라며 "선거공보물을 보니 정치자금법 두 건 관련은 서울시장 선거 회계처리 오류와 정치적 공세에 의한 결과라고 했다. 그렇다면 7억2000만원을 받지 않았다는 이야기냐"라며 "대법원 확정판결에서 최종 판결이 나왔는데, 그럼 대법원이 정치적 공세로 판결했다는 이야기인지 설명을 해달라"라고 주문했다.


김 후보는 "늘봄정책에 대한 질문을 하는 시간에 정치자금법을 가지고 고생한 것을 질문해 굉장히 의외이기도 하고 감사하단 생각"이라고 답변의 운을 뗐다. 김 후보는 "두 건의 정치자금법 위반이 있었다. 하나는 20년 전 서울시장 선거를 나갔을 때 영수증 처리가 중앙당에서 잘못됐는데 아마 그것을 후보한테 책임을 물은 것이, 아마 내가 알기론 선거법과 관련한 역사상 전무후무하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어 "그 뒤에 내가 서울시장 선거 때 이명박, 그 후에 대통령이 된 그분과 경쟁을 했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 정치검찰이 나를 아주 애를 먹여서 난리가 났었는데 결국 벌금으로 됐다. 다 갚았다"라고 했다. 이어 "사실 내가 피를 토하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 과정을 내가 공부하고 미국 변호사가 되고 정치를 떠나 있는 동안 그렇게 한 것도, 대학강의를 하며 다 갚았다. 이 말씀만 드리고 싶다"라고 했다.


또한 김 후보는 "내가 그런 어려운 과정을 겪어 추징금을 다 갚았는데 '추징금도 갚지 않고 미납했다'고 날 한 번 공격한 적이 있으시다"며 "그런 건 나한테 사과를 해야 한다. 잘못된 공격을 하셨던 부분을 사과하시는 게 좋겠다"라고 역공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많은 분들이 김민석 후보에 대해 궁금한 대목을 대신 여쭤본 것"이라고 응수했다.


박 후보는 "추징금을 다 갚았다 말씀하시는데 13년 만에 갚으셨다. 7억2000만 원이 작은 돈이 아니다"라면서 "많은 국민들이 '3선 의원 김민석 의원이 추징금을 다 갚았느냐'고 하는데 추징금이 뭐냐, 범죄수익금이다. 얼마를 갚았고 남아있냐가 궁금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민석 후보나 나나 다 공인이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가 감당하고 이겨나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나에게 사과하라 하셨는데 정말 적반하장이다. 사과해야할 분은 김 후보"라며 "정치자금법 위반 추징금을 13년이란 오랜 시간 뒤에 납부하게 된 점에 대해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 앞으로 김 후보가 사과 문제를 잘 검토해 보시기를 간곡히 호소한다"라고 거듭 발언했다.


두 사람은 '저출산 해결 방안'을 묻는 토론회 순서에서도 강하게 맞붙었다.


김 후보는 "이재명 대표가 '출생 기본 소득, 출생 소득을 우리가 태어나면 다 일정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자' '부모 기준 말고 태어난 아이를 기준으로 보장하게 하자'는 정책을 제안했는데, 그 제안 또한 내가 얼개를 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동 수당을 확대하는 것에다가 목돈 지원도 몇 번에 걸쳐 가능하게 하자는 몇 가지 설계를 합친 것"이라며 "결론은 지금까지 아시다시피 여러 정책을 썼는데 잘 안 됐다. 따라서 최대한 정책을 획기적으로 써야 되고 목돈으로 써야 한다"고 했다. 이어 "부모가 한 명을 낳으면 이만큼을 주고 둘을 낳으면 적게 주고가 아니라 사람 하나하나를 보며 가는 접근으로 바꿔야 한다"라고 부연했다.


이에 박 후보는 "김 후보가 제시한 아동수당 확대, 목돈 지원, 출생 기본소득 이런 것은 결국 현금을 주겠단 것"이라며 "언제까지 우리가 국민 세금으로 현금을 줄 것이냐"라고 맹폭을 가했다. 박 후보는 "현금 살포에 치중하는 것보다는 현금을 벌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더 중요한 일 아니겠느냐.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많은 천문학적인 현금을 살포했고 효과가 있었느냐.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김민석 후보도 정말 민주당 내노라하는 정책통인데 발상의 전환을 해줬으면 하는 게 내 간곡한 부탁"이라며 "지역구에서 내가 생각하는 시스템 전환은 복합 육아센터이다. 또 산후조리원을 말씀 드리고 싶다. 산후조리원을 한번 이용하는데 수백, 천만원이 들어가는데 나는 영등포에 공공반값 산후조리원을 반드시 유치하고 싶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현금 살포라고 하는 건 낡은 생각이라 생각하고 국민의 뜻과 다르다"며 "지원해야 한다"라고 맞받았다.


박 후보는 "경우에 따라선 긴급살포가 유효할 수도 있지만 선거를 앞두고 그야말로 포퓰리즘에 너무 집착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며 "출산 문제에 있어 현금을 살포하고 어르신에게 현금을 살포하고, 1인 가구에도 현금살포를 하면 도대체 국가재정이 어떻게 되겠느냐. 전체적 틀에서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받아쳤다.


두 사람은 토론회 막판에도 추징금 이슈를 놓고 한 차례 더 충돌했다.


김 후보는 "아까 내게 주신 개인적 문제 관련은 명백하게 틀린 말씀으로 문제가 있다"라고 하자, 박 후보는 "김 후보가 추징금 문제와 관련 13년 미납에 대해 '완납했는데 미납했다 이야기했다' 했는데, 내가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은 '13년째 미납 상태'였다는 것이다. 그것은 팩트이고 허위사실 아닌 진실"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상대 후보가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두환씨나 이런 분과 달리 내가 쉽지 않은 금액을 오랜 기간에 걸쳐 갚아낸 게 아니겠느냐"라며 "그것도 갚지 않았다고 한 것 자체가 법 위반"이라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고발할까 말까 고민했지만 선거 때 고발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죄송하지만 내가 승리해서 그 문제를 정리하고 넘어가겠다"라는 말로 토론을 마무리지었다.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