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동네 나경원의 '저출산 해법'이 왜 나와? [동작갑 TV토론]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입력 2024.04.03 00:25
수정 2024.04.03 00:25

김병기·장진영·전병헌 후보 동작갑 토론회

'나경원표 헝가리 모델'로 장진영 집중포화

과거 '민주당 식구'…각 세운 김병기·전병헌

2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동작갑 후보자 토론회'가 방송되고 있다. ⓒHCN동작방송 캡처

4·10 총선 서울 '동작갑'에 출마한 3명의 후보들이 '나경원표 헝가리식 모델(출산시 부채 탕감 제도)'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옆 동네 '동작을'에 출마하는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을 당시 '헝가리 모델'을 제시한 바 있다.


삼자 대결을 펼치는 더불어민주당 김병기·국민의힘 장진영·새로운미래 전병헌 후보는 2일 동작구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HCN동작방송에서 방송한 '22대 총선 동작갑 후보자 토론회'에서 '저출산 문제 해법'을 두고 나경원 후보의 헝가리 모델로 논쟁했다.


김병기 후보는 장진영 후보를 향해 "옆 지역구 나경원 후보가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었다. 나 후보가 아이를 출산할 때마다 빚을 탕감해 주자는 제안을 했다가 대통령실로부터 십자포화를 얻어맞고, 결국 (부위원장) 해임까지 당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정부의 저출산 대책에 대한 의지를 믿을 수가 없는 사건이었다"며 "여당 후보인 장진영 후보는 나 후보의 아이를 출산할 때마다 빚을 탕감해 주자는 제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답변해달라"고 물었다.


이에 장 후보는 "(헝가리식 모델은) 상당히 주목을 끈 제안으로 알고 있다. 나 역시 그 부분에 있어서는 일부분 공감한다"며 "저출산 문제 해법은 여러 가지 면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의지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말씀하셨듯 지금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가 유명무실한 상태로 계속 방치돼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총리급 인구부 설치가 굉장히 시급하다. 그래서 이 인구부에다가 국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전 부처가 협조해서, 인구 소멸 위기를 막을 수 있는 더 큰 마스터 플랜을 마련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장 후보는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20년 넘는 노력을 했음에도 컨트롤타워가 없었다는 것인데, 이는 어떤 정권의 어떤 특정한 정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제라도 부총리급 인구부 신설로서 (저출산 대책)의지를 표명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병헌 후보도 나 후보의 헝가리식 모델을 비판했다. 전 후보는 먼저 김 후보를 향해 "저출산 문제를 기구로 해결할 수 있다면 기구를 100개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그건 매우 추상적인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어 "나경원 후보가 얘기한 빚을 탕감해 주자라고 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는 문제"라며 "어떤 기준에 의해서 어떻게 얼마만큼 탕감해 줄 것이냐. 그런 무책임한 포퓰리즘 공약을 정부·여당이 낸다는 것 자체가 매우 실망스럽고 무능함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장 후보도 반격에 나섰다. 그는 "나 후보가 제안하는 것은 일반 부채를 탕감하자는 얘기가 아니며, 아이를 낳은 사람들한테 지원을 먼저 해주고 아이를 낳는 숫자에 따라서 회수하는 율을 낮추자는 것"이라며 "도덕적 해이하고는 상관이 없는 문제"라고 했다.


이어 "부서를 설치해서 해결할 수 있으면 뭐라도 다 만들겠다는 말도 맞는 면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인구 문제 해결을 위해서 지금 각 부처가 따로따로 380조라는 돈을 썼는데도 효과가 없다라는 것"이라며 "돈을 효율적으로 집행하지 못했고 정책을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는 것에 원인이 있다. 전 부처의 역량을 한 곳에 모으는 것이 중요하기에 부총리급 인구부가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2일 노량진 역 일대에 동작갑 후보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한편 더불어민주당에서 동작갑 후보 경선을 놓고 경쟁했던 김병기·전병헌 후보도 서로에게 각을 세웠다. 전 후보는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로부터 공천 부적격 판정을 받자 민주당을 탈당하고 새로운미래에 입당했다. 당시 검증위원장은 현역 지역구 의원인 김병기 후보였다.


전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옆에 있는 우리 김병기 후보께서는 내가 공정하게 경선을 요구했지만, 예비후보 검증위원회라는 그동안에 존재감도 없던 곳의 위원장을 맡아서 나와 구청장 후보를 경선조차 못하게 원천 봉쇄했다"며 "이런 불공정한 일이 민주당에서는 다반사로 이루어진 것을 목격하셨을 것이다. 이재명 1인 사당화가 된 민주당의 공천 결과를 보면서 여러분들이 절감하고 계시리라 믿는다. 심판해 달라"고 했다.


거대양당인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향해선 "윤석열 정권의 폭주와 무능으로 그리고 검찰권을 앞세운 패권 정치로 국민들이 고통 받고 정치는 실종돼 있다. 당연히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이 필요하다"며 "또 민주당은 지난 180여석을 가지고서도 윤석열 정권을 제대로 견제했냐. 온통 방탄에만 열 올리고 이재명 대표의 감옥 가는 것을 막는데만 몰두하다 보니 민생은 뒷전이고 정치는 혼란에 빠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병기 후보는 전 후보를 향해 "검찰 독재 정권을 심판하려면 힘 있는 정당의 뒷받침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입법을 하려고 해도 의석수가 필요하고 검찰 견제에도 힘이 필요하다"며 "전 후보 개인기로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방법을 가지고 정권을 견제하고 심판할 것인지 말해 달라"고 되물었다.


전 후보는 "나는 과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당시 일당백의 전투력을 보인 바 있다"며 "민주당은 180석 의석을 갖고 있으면서도 윤석열 정권 견제를 제대로 했느냐. 당력을 대부분 다 이재명 대표 감옥 가는 것 막는데 쓰지 않았느냐"고 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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