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내면서 女 BJ에 수천만원 쐈는데…30대 평범男 사망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4.03.25 11:03
수정 2024.03.25 11:03

인터넷방송 BJ들에게 하루 5000만원까지 후원한 3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은 해당 BJ와 방송 관계자들을 사기죄로 고소했다.


ⓒJTBC

24일 JTBC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자신의 차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남성 A씨의 유족은 일부 BJ가 시청자를 속여 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하루 5000만원까지 후원해 인터넷 방송 BJ들 사이에서 씀씀이가 '큰손'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A씨는 실상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A씨가 참여한 건 이른바 '엑셀방송'이다. 엑셀방송은 방송에 출연한 여성 BJ들이 실시간으로 받는 후원금을 엑셀에 정리해 경쟁을 부추기는 방식이다.


후원 금액에 따라 BJ들의 직급과 퇴출 여부가 결정되는 구조되므로 A씨는 자신이 후원하는 BJ가 퇴출되는 걸 막기 위해 빚까지 냈다. A씨가 숨질 당시 빚은 1억 5000만원에 달했다고 한다.


당시 A씨에게 후원 받았던 한 BJ는 "자기 재미를 위해서 후원한 것"이라며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고 후원하는 것 자체가 본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일부 BJ는 가짜 계정을 만들어 경쟁 심리를 부추겨 시청자들에게 더 많은 후원을 유도한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BJ는 방송에서 퇴출되지 않기 위해 직원을 동원해 '셀프 후원'을 한 뒤 돌려받는다며 "제가 제 점수를 올리려고 제 돈으로 (후원)한 적은 있지만, 보는 사람들도 거의 다 눈을 감아줄 것 같고 알아도 별로 뭐라 안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시청자 기망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에 BJ 측은 "당시 후원금에 대해 공지한 약속을 모두 지켰고 조작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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