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식품업계, 작년 평균 이익률 5.2%…“해외 K푸드 인기에 훨훨”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4.03.19 06:51
수정 2024.03.19 06:51

K라면 인기에 라면3사 역대급 실적

오리온, 16.9%로 이익률 1위, 남양유업은 4년 연속 적자

서울 마포구 CU 홍대상상마당점에서 외국인들이 라면을 먹고 있다.ⓒ뉴시스

작년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5.2%로 집계됐다. 1년간 매출 1000원 당 52원의 이익을 남긴 셈이다.


고물가 여파에 외식 보다 집밥 수요가 높았고, 해외 K푸드 열풍이 이어지며 수익성 개선에 일조했다. 식품업계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해외수출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19일 데일리안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국내 16개 주요 식품기업(상장사 기준)의 연결기준 작년 연간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5.2%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도인 2022년 4.5% 대비 0.7%p 증가한 것으로, 적자인 남양유업을 제외할 경우 15개 기업의 평균 이익률은 6.0%다.


16개 주요 식품기업 지난해 실적 현황.ⓒ전자공시시스템

16곳 중 1년 전에 비해 수익성이 개선된 곳은 롯데웰푸드, 동원F&B 등 11곳이었고, 평균 이익률 보다 높은 곳은 오리온 등 6곳으로 집계됐다.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라면3사는 신라면, 불닭 등 대표 상품의 해외 판매가 수익성을 개선하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관세청의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9억5240만 달러(약 1조2000억원)로 전년 대비 13%, 2020년보다 37.7% 증가했다.


농심은 세계적인 K푸드 열풍을 타고 신라면을 중심으로 한 해외사업이 지속적인 성과를 거두고, 국내에서 선보인 신제품도 시장에서 큰 반응을 얻으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특히 해외법인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약 125% 상승해 전체 이익개선을 견인했다.


농심 관계자는 “2022년 5월 미국 제2공장이 본격 가동되며 해외법인 실적이 크게 성장했고, 국내 수출도 증가하며 전체 매출의 약 37%,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거뒀다”고 말했다.


농심은 올해도 국내외 신라면 영업과 마케팅을 강화하며 성과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미국 법인은 올해 라틴 시장 공략에 나선다. 라틴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맛을 구현한 신제품으로 라틴 소비자 비중이 높은 텍사스, 캘리포니아 지역을 공략하고, 해당 성과를 토대로 멕시코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불닭’ 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액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었다.


작년 3분기 해외매출이 처음으로 2000억원을 돌파했으며, 4분기에는 중국 최대 쇼핑축제에선 현지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130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미국에서는 월마트, 코스트코에 입점을 완료하고 주류 채널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리온은 16.9%로 조사 대상 중 가장 높은 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16개 주요 식품기업 평균 대비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원료공급선 다변화, 글로벌 통합구매 등 제조원가 관리를 통한 수익 중시 경영을 통해 이익률이 전년 대비 0.7%p 상승했다.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은 매출액 11조2644억원(+1.4%), 영업이익 6546억원(+4.9%)을 기록했다.


비비고 만두, 햇반 등 주요 제품 판매량 증가, 유통사들과의 전략적 협업, 판관비 효율화 등이 주효했다.


해외 식품사업은 분기 기준 매출이 처음으로 국내를 앞섰다. 7대 글로벌전략제품을 앞세워 핵심 권역인 북미를 포함, 유럽과 호주 등에서 성장을 이어갔다.


북미에서는 비비고 만두와 슈완스의 대표 피자 브랜드 ‘레드바론(Red Baron)’이 1등 지위를 한층 공고히 하는 한편, 냉동치킨과 가공밥 매출이 전년비 각각 19%, 15% 성장했다.


유럽은 영국, 독일 외에 프랑스, 스웨덴 등의 신규 국가로 사업을 확대했고, 호주는 최대 대형마트인 울워스(Woolworths)를 중심으로 비비고 제품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국내 종합음료기업 최초로 연매출 3조원을 기록했다. 작년 10월 연 매출 1조원 규모의 필리핀펩시(PCPPI) 인수해 종속기업으로 편입하면서 규모는 커졌지만 이에 따른 일회성비용 반영 등으로 이익률은 전년 대비 1.3%p 하락했다.


올해는 필리핀펩시의 연간 매출이 온전히 반영돼 연간 4조원 규모 매출 가능성도 점쳐진다.


하이트진로는 작년 4월 출시한 맥주 신제품 켈리의 마케팅 비용이 늘면서 이익률이 전년 대비 2.7%p 하락했다.


초기 대대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켈리는 국내 단일 맥주 브랜드로는 최단기간인 출시 36일 만에 100만 상자(330mL 기준 3000만 병) 판매 기록을 세웠다.


롯데웰푸드는 초코파이 등 해외판매가 늘면서 작년 해외 법인 매출액이 처음으로 8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메가 브랜드인 ‘빼빼로’, ‘제로’를 앞세워 캐나다, 멕시코 등 미주 대륙 공략에 속도를 낸다.


해태제과는 경영효율화에 힘입어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2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이익률이 4.2% 높아졌다.


남양유업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적자폭은 감소했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남양유업은 초격차 품질, 기술력으로 제2의 도약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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