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애완견 발언' 여진 지속…"정상적인 판단력 잃은듯"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4.06.18 00:30
수정 2024.06.18 00:30

추경호 "재판 추가 두려워 감정 격해졌나"

민주당 "언론학 용어로 항변" 해명 속에서

일부 친명 "언론, 애완견 소리 들어도…"

같은 야권서도 "막말 옹호가 더 큰 문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공직선거법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출석하는 과정에서 언론을 향해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이라 지칭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발언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가 '사법 리스크'로 인해 불안감이 점증하면서 판단력을 상실했다고 비판한 반면, 민주당은 언론학의 학문적 용어를 사용해 항변한 것이라고 비호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17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의 해당 발언을 향해 십자포화를 쏟아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검찰 애완견' 발언은 국회 1당 대표의 입에 담아서는 안될 극언"이라며 "대장동·선거법·위증교사 문제로 이미 세 개의 재판을 받는 도중에 제3자 뇌물 혐의까지 기소돼 대북송금 재판까지 추가되니, 이재명 대표가 두려워 감정이 격해지면서 정상적인 판단력을 잃은 듯 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성일종 사무총장도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떳떳하게 법정에 서서 죄를 밝히는 것보다 제1야당의 의석을 앞세워 검찰과 사법부를 공격하면서, 팩트에 근거해 보도하는 언론에 대해서는 '검찰의 애완견'이라며 펜과 입을 다물라 한다"며 "아직 결말이 나지 않은 이 소설이 점점 막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대북송금 사건으로 추가 기소된 뒤인 지난 14일, 공직선거법 사건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출석하는 과정에서 언론을 겨냥해 "마치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 받아서 열심히 왜곡·조작하고 있지 않느냐"고 비난했다.


민주당에서는 '애완견'이라는 용어가 언론학에서 사용되는 '감시견(워치독)'과 대비되는 개념이라며 해명에 나섰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애완견' 발언과 관련 "워치독(감시견)·랩독(애완견)이란 언론학에서 널리 공인되고 있는 공식적인 용어"라며 "검찰이 기소한데 대해 그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고 그냥 받아쓰기 하는 일부 법조기자들의 행태에 대해서 공식적인 용어를 인용해 항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친명(친이재명) 성향 의원들은 개별 발언을 통해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한 비호를 이어갔다. 노종면 의원은 김어준 씨 유튜브에 출연해 "언론이 애완견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민주당의 태도와 관련해서는 같은 야권에서도 질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성열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재명 대표가 재판을 동시에 4개나 받다보니 초조한 마음에 실언했을 수도 있다"면서도 "자신한테 불리한 보도를 한다고 해서 모든 언론을 싸잡아 개에 빗댄 것은 독재정권에서나 들어볼만한 희대의 망언"이라고 꾸짖었다.


아울러 "더 큰 문제는 민주당이다. 이에 대해 사과는커녕 오히려 막말로 옹호하고 나섰다"며 "'애완견도 아까운 기레기'라는 시정잡배에게서나 나올만한 비속어가 국민의 대표라는 자에게서 배설되고 있다. 이것이 정녕 민주당 국회의원의 품격이냐"라고 개탄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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