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n가족' 개혁신당…이준석 '세 가지 제안', 이낙연 '하나만 수용'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4.02.18 01:00
수정 2024.02.18 07:14

총선 정책, 배복주 거취, 지역구 출마

놓고 금~토 내내 '통합 후유증' 앓이

총선 정책 발표, 일주일째 '올스톱'

"비례대표 되겠다" 裵 놓고도 충돌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와 이준석 공동대표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앞두고 자리한 가운데, 이낙연 대표가 김철근 사무총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 이원욱·조응천 의원의 원칙과상식, 금태섭 최고위원의 새로운선택 등 많은 '제3지대' 세력이 일거에 통합한 개혁신당이 심각한 통합 후유증을 앓고 있다.


총선 정책 홍보와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 거취 문제, 지도부의 지역구 출마 등을 놓고 이준석 대표가 이낙연 대표 측에 '세 가지 제안'을 던졌으나, 이낙연 대표 측은 그 중 지도부의 지역구 출마 정도만 수용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준석 대표는 개혁신당이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과 관련해, 이낙연 대표 측에 △이준석 대표가 김용남·김만흠 공동정책위의장과 협의해 총선 정책 홍보를 지휘 △배복주 전 부대표는 비례대표 도전 의사를 철회 △지도부 전원의 지역구 출마 선언이라는 '세 가지 해법'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지도부 전원의 지역구 출마는 수용할 수 있지만, 총선 정책 홍보나 특정인의 공천 등 거취 문제는 최고위원회의나 공천관리위원회 등 공당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정책 발표와 관련, 이준석 대표 측은 △고령층 지하철 무임승차 철폐 △공무원 4개 직렬 성별 불문 군필 의무화 △수학교육국가책임제 △철도 경쟁체제 도입 △이혼 파탄주의 전환 등 기존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식으로 속도감 있게 정책을 발표해나가기를 원하고 있으나, 이낙연 대표 측은 바로 그런 정책들이 논란을 촉발하고 '갈라치기' 비판을 받았던 만큼 이준석 대표에게 일임할 수는 없고 최고위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경석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의 배우자인 배복주 전 부대표 거취와 관련해서는 배 전 부대표가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장애·여성인권활동가로서 활동해온 만큼 이 정체성으로 비례대표가 돼 정책과 법을 만들고 싶은 각오가 있다"며 비례대표 출마 의사를 내비쳤는데, 이준석 대표 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개혁신당은 내부 이견으로 지난 16일 예정됐던 당 최고위를 개최하지 못한데 이어, 주말에도 내부 갈등 해소를 위한 물밑교섭과 접촉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대표는 당초 17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예고했으나 전격 취소했다. 휴일인 18일까지는 일단 시간을 두고 이낙연 대표 측과의 소통을 이어가며 접점을 마련해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준석 대표 측은 총선이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총선 정책 발표와 홍보가 더 이상 늦어져서는 안되는데, 공동정책위의장 체제를 거쳐 최고위에서 총선 정책을 일일이 검토해야 한다는데 상당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저녁 SNS를 통해 "개혁신당의 정책 릴레이 발표가 합당선언 이후 일주일째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 죄송하다"며 '정면돌파'를 예고했다.


그러면서 "합당 합의에는 이런 병목을 해소하는 절차적 안전장치가 있다"며 "월요일에 병목 지점을 해소하고 밀려있던 개혁정책을 발표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대표 측도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원칙과상식 중에서도 새로운미래에 합류했던 김종민 의원은 18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통합 협상 과정에서 이준석 대표 측과 합의했던 내용을 설명하는 등 이른바 '세 가지 제안'과 관련한 입장을 정리해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 50여 일을 앞두고 '화학적 결합'이 전혀 되지 않는 모습에 '제3지대 통합 신당'인 개혁신당을 향한 회의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김종인 대한발전전략연구원 이사장은 "이준석의 개혁신당과 이낙연 신당은 생리적으로 맞지 않는 정당인데 갑자기 (합당을) 해버렸다"며 "원래 정체성에 맞지 않는 사람도 같이 섞여들어온 것 같은데, 슬기롭게 극복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안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아가 자신이 '구원투수'로 등판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서는 "그 복잡한 사람들 속에 들어가서 도와줄 수 있는 방법도 없고 도와줄 여건도 아니다. 괜히 자기네들이 하는 소리"라고 거리를 뒀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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