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민 등 '핵관'이 당 망쳐"…김성태, '공천기획설' 공론화하며 당 압박
입력 2024.02.07 12:32
수정 2024.02.07 12:37
공관위 '공천부적격' 판정에 강하게 반발
'김성태 표적규정' 윤핵관 주도설 주장
이 과정서 이철규·박성민 실명 언급도
당의 공식 답변 촉구…"듣고 거취 결정"
김성태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가 "대선에서 승리하고 정권을 되찾아 왔지만 당에 대한 헌신과 열정이 이런 참담한 결과로 되돌아올 줄 몰랐다"며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부적격' 판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는 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정치보복의 함정에 빠진 것이 공천 부적격 사유라면 삼청교육대 출신 '핵관'은 공천 적격 사유라도 된다는 말이냐. 이들이 완장을 차고 호가호위를 하고 당을 분탕질하고 결국에는 당을 나락으로 끌고 들어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대통령의 술친구'라는 핵관들은 강서구청장 재·보궐 참패의 책임을 김성태에게 돌리고 문재인 정권 정치보복의 굴레처럼 음해와 모함과 누명을 뒤집어 씌웠다. 강서구청장 보궐은 핵관들이 지도부로 치러낸 선거가 아니냐. 후보조차도 '핵관'을 자처하며 스스로 망쳐놓은 선거가 아니냐"며 이철규 전 사무총장과 박성민 전 전략기획부총장을 정조준했다.
이어 "이 정권이 어떻게 세운 정권인데, 핵관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하게 두고 볼 수만은 없다"며 "이 정권은 핵관들이 세운 정권이 아니다. 우리 당과 동지들과 지지자들과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이 만들어낸 정권"이라고 강조했다. "결단코 싸울 것"이라며 전의도 다졌다.
김 전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서울 강서 지역에서 우리 당의 대안은 무엇이냐. 어떤 승리의 전략을 가지고 있느냐. 이 지역에서 김성태보다 경쟁력 있는 대안이 있느냐"고 물은 뒤 "나의 정치적 결단은 우리 당에 달렸다. 나의 질문에 답해주기 바란다"고 당의 답변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전날 4차 회의를 열고 공천 신청자 849명 중 29명에 대해 공천 부적격자로 판정했다.
이른바 부적격자 가운데는 국민의힘의 야당이던 엄혹했던 문재인 정권 시절, 목숨을 건 단식 투쟁으로 '드루킹 특검'을 이끌어내 정권교체의 초석을 놓은 것으로 평가받는 김 전 원내대표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입시 비리 등 '4대 부적격 비리'로 형사처벌을 받으면 사면·복권이 되더라도 공천에서 원천 배제한다는 규정이 악용된 것으로 보인다.
해당 규정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이전부터 김 전 원내대표를 겨냥한 '표적 규정'이 아니냐는 뒷말이 적지 않았다. 적용 대상이 사실상 김 전 원내대표가 유일했기 때문이다.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꼭 특정 정치인을 염두에 두고 그를 배제하기 위해 만든 규정 같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총선 이후 당권 장악을 노리는 친윤 주류 진영에서 김 전 원내대표의 원내 입성을 견제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김 전 원내대표도 부인하지 않았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김 전 원내대표는 "박성민 의원을 비롯한 대통령 측근이라고 자처하는 인사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총선 구도를 만들고 지역 공천까지 자신들이 설계하고 있다"며 "당초 공천 기준안에 없었던 '사면·복권자 원천 배제' 안을 주장해서 반영시킨 장본인이 흔히 말하는 핵관들"이라고 직격했다.
특히 "박 의원이 공관위에 들어가 있는 핵심인사를 통해 김성태를 컷오프 하고 박대수를 강서을에 공천해야 한다고 전화를 받았다는 사람이 있다"며 "이거야말로 김성태를 표적으로 맞추고 시스템 공천을 설계한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공관위 핵심인사가 이철규 의원이냐'는 질문에는 "부인하지 않겠다"고 했다.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당의 책임 있는 답변을 들은 뒤 판단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답변 시점에 대해서는 최소한 공천 면접 전에는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설 연휴 이후인 13일 서울·제주 지역 공천을 신청한 예비후보자들부터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 전 원내대표는 "부모님이 물려주신 소중한 몸을 5년 전 문재인 정권이 드루킹 일당들과 댓글 조작으로 정권을 찬탈한 그 행위를 용서할 수 없어 노숙 단식이라는 극한투쟁을 전개했다"며 "정치를 실종시킨 국민의힘이 정말 원망스럽고 과연 앞으로 보수는 어느 누가 희생할 수 있을 것인지 정말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