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만난 푸틴, 더 공고해진 러북 '밀착'… 한미일, 북핵대표 협의로 대응
입력 2024.01.19 05:00
수정 2024.01.19 05:00
북한 "지역 문제 공동행동 견해일치"
러시아 "'민감한 분야' 포함 관계 발전"…무기거래 시사
3국 대표 "러북간 무기 이전에 깊은 염려 공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만남을 가졌다. 양측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비롯해 기술 거래 등을 논의하며 밀착을 과시했는데, 이는 한미일 3각 공조를 뒤흔들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한미일 3국 북핵대표는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해 서울에 모였다.
최 외무상은 15~17일 2박3일간 러시아 방문 일정을 마무리했다. 핵심은 16일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으로, 푸틴 대통령이 타국의 외교장관을 만난 것은 이례적이다.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푸틴 대통령은 최 외무상과 10초 이상 악수하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 포착됐다. 최 외무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 인사를 전했고, 이에 푸틴 대통령도 새해인사로 화답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8일 최 외무상이 푸틴 대통령을 만난 사실을 공개하며 "전반적인 쌍무관계의 역동적인 발전을 추동하며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보장을 위한 공동보조와 호상(상호)협동을 긴밀히 해 나가려는 쌍방의 입장이 재확인됐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양자관계, 한반도 상황에 관해 대화했으며, 가장 시급한 국제 문제에 대해 의견을 공개했다"며 "우리는 민감한 분야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크렘린궁과 노동신문은 이날 면담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푸틴 대통령의 방북 및 무기 기술 거래에 대해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24년 만이자 러시아 정상의 두 번째 북한 방문으로 기록된다. 이를 통해 양측은 무기거래와 군사협력을 가속화하고 경제 교역과 인적 교류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러북 심리전에 더욱 똘똘 뭉쳐…"군사협력은 北의 막다른 길"
이처럼 러시아와 북한 양측은 연일 밀착하는 모습을 선보이며, 한미일 3국 공조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에 한미일 북핵수석대표들은 서울을 찾아 3국 공조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전날 17일에는 한일 북핵 수석대표들이, 18일에는 한미 북핵 수석대표·한미일 북핵 수석대표이 잇따라 회동을 가지고 러시아와 북한 동향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양일간 열린 회동에는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인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정 박 미국 국무부 대북고위관리, 나마즈 히로유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각각 참석했다.
김건 본부장은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회동에 참석해 "우리는 한반도에 지속가능한 평화와 번영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 중이나, 북한은 역주행으로 일관하고 있다. 최근에는 (북한이) 대남 기구들의 폐지 계획을 발표하는 등 한미에 책임을 전가하는 낡은 전술을 고수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판 쇄국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러한 시대착오적 시도는 스스로를 해치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1992년 미국 대선 때 빌 클린턴 선거 캠프의 유명한 구호였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를 인용하며 "강력한 경제가 뒷받침되지 않는 군비 증강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수만 기의 핵무기도 소련의 붕괴를 막지 못했다"고 상기하기도 했다.
우리 외교부는 자세한 협의 결과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한미일 3국은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15∼17일 방러 등 최근 북러관계 동향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북러 군사협력을 저지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공조를 강화할 방안 등도 모색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건 본부장은 "김정은은 러시아와의 불법적 군사협력에 기대를 걸고 있을 수도 있지만 이는 북한을 막다른 길로 이끌게 될 것"이라며 "북한이 국제 규칙과 규범의 노골적 위반자라는 평판만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러북간에서의 무기 등의 이전에 대해 깊은 염려를 공유했다"며 "북한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인식을 조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