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한동훈, 신년인사회서 첫 공식 대면…김건희 여사는 불참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4.01.04 05:00
수정 2024.01.04 06:44

尹, 李 피습 사건 '테러' 규정…"자유민주주의 적"

韓 "진영 상관없이 피해자 편…李 빠른 쾌유 기원"

金, 작년과 달리 올해 불참…마지막 공개 행보, 지난달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인사회에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 사건을 '테러'라고 규정하며 "자유민주주의의 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2024년 신년인사회'에서 "지난해 국민이 행복한 나라,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모든 분들께서 애써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올해도 미래 세대의 행복과 풍요로운 민생을 위해서 다 함께 열심히 일하자"고 했다.


이어 "이 자리에 참석하기로 했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테러를 당해 지금 치료 중"이라며 "테러는 어떤 것이든 간에 피해자에 대한 가해 행위, 범죄 행위를 넘어서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자유사회를 지향하는 모두의 적이다. 자유민주주의의 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 하나된 마음으로 피해자를 위로하고 같은 마음으로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이 대표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자"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인사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의 신년 덕담을 경청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김진표 국회의장, 윤 대통령, 조희대 대법원장, 한덕수 국무총리, 최재해 감사원장 ⓒ뉴시스

이날 행사에는 5부 요인(김진표 국회의장·조희대 대법원장·이종석 헌법재판소장·한덕수 국무총리·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대통령실 참모진, 경제계·노동계·종교계 대표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한 위원장이 여당 비대위원장 신분으로 윤 대통령을 공식석상에서 대면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전날(2일) 부산 일정을 소화하다 목 부위에 흉기 습격을 당해 수술 후 병원에서 회복 중인 이 대표는 참석하지 못했다. 정의당 지도부는 이른바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사를 문제 삼으며 불참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인사회에서 신년 덕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 위원장도 이날 "국민의힘은 모든 폭력을 강력하게 반대할 뿐만 아니라 진영과 상관없이 피해자의 편에 서서 행동하는 사람들"이라며 "국민의힘과 지지자들 모두 같은 마음으로 이재명 대표님의 쾌유를 기원한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또 "2024년은 여느 때와 많이 다르다. 이 나라와 동료 시민들의 삶을 많은 사람들이 막연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게 좌우할 중요한 선거가 있는 해이기 때문"이라며 "무조건 이기고 보겠다는 승부욕보다 이겨서 동료 시민과 이 나라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겠다는 선의로 최선을 다하겠다.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지지를 구할 것"이라고 했다.


조희대 대법원장도 "사법부 구성원 모두는 절대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되지 않고,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서 재판하는 한 해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다과와 환담을 포함해 약 40분간 스탠딩 형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실은 "어려운 국민경제 여건을 감안해 축하 공연을 없애고 어린이합창단과 국방부 성악병이 애국가를 제창하는 것으로 대신하는 등 간소하게 치러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 신년인사회에 불참했다. 작년에는 참석했었다. 특검법과 최근 명품가방 수수 의혹 등과 맞물려 외부 노출을 자제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여사가 마지막으로 소화한 공식 일정은 지난달 15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마친 뒤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도착 환영 행사였다. 지난달 29일 윤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공개 오찬을 했을 때 동석했다는 사실이 전해졌지만,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에서 김 여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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