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로 나타난 한동훈 효과…'정권심판론' 극복 과제
입력 2024.01.02 00:10
수정 2024.01.02 00:10
강서 보궐 암운 떨치고 與 결집
한동훈, 차기 대선 이재명에 앞서
여전히 높은 '정부견제론' 확인도
'이재명의 민주당 비토층' 설득 관건
새해를 맞아 실시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 국민의힘에 드리운 암운이 어느 정도 걷혀가는 형국이다. 다만 여전히 '정권심판론'이 높게 나타나며 국민의힘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극복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점이 확인됐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달 28~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은 35%와 36%를 각각 기록하며 초박빙 경쟁 구도였다. 기타 정당 4%, 정의당 3%, 모름·무응답이 1%였으며, '지지정당이 없다'는 응답은 21%였다.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MBC 의뢰로 지난달 29~30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내일 국회의원을 뽑는다면 어느 정당 후보에 투표할 것인지' 물은 결과 국민의힘이 34%, 민주당이 35%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오차범위 내에서 국민의힘이 앞서는 결과도 적지 않았다. 한국리서치가 한국일보 의뢰로 지난달 26~27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내일 총선을 치른다면 지역구·비례대표 모두 국민의힘을 찍겠다는 응답이 민주당을 앞섰다. 지역구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29%, 민주당이 25%였고, 비례대표 정당투표에서는 국민의힘 26%, 민주당 18%로 집계됐다.
한국갤럽이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달 28~30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39%로 민주당(34%) 보다 높았다. 특히 함께 실시된 차기 대통령 선호도 조사에서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4%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22%)를 2%p 앞선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모았다. 비록 오차범위 이내지만 한 위원장이 이 대표를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동훈 효과'로 그간 이완됐던 국민의힘 지지층이 다시 결집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한 위원장과 국민의힘 입장에서 남은 최대 과제는 정부견제론 극복이 될 전망이다. 정당 지지율과 달리 여론조사의 질문을 '정부지원 대 정부견제'로 바꿨을 경우, 견제 심리가 여전히 높다는 것이 공통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조사(MBC 의뢰)에서는 정부견제론이 52%, 정부지원론이 41%였고, 한국갤럽(중앙일보 의뢰) 역시 견제론이 53%로 지원론(39%)을 압도했다.
쉽지 않은 과제인 것은 맞지만, 한 위원장과 국민의힘 입장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 높은 정부견제론이 민주당 지지율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와 돈 봉투 의혹, 운동권 정치에 대한 비토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는 역으로 한 위원장의 활약에 따라 확장 및 흡수 가능한 표심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여론조사업체의 한 관계자는 "다수 여론조사에서 가리키는 방향은 분명하다. 국민의힘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며, 결국 정권심판론을 넘어야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이라며 "정부는 견제해야 하지만 그 심판의 주체가 이재명의 민주당은 아니라고 보는 유권자들을 한 위원장이 어떻게 설득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요약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