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의 길?’ 황인범, 디펜딩 챔프 상대로 1골·1도움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황인범(27, 츠르베나 즈베즈다)이 ‘디펜딩 챔피언’을 상대로 확실한 존재감을 나타냈다.

황인범은 14일(한국시각)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라지코 미틱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맨체스터 시티와의 조별리그 6차전서 풀타임을 소화, 1골-1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소속팀 즈베즈다는 황인범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2-3으로 패하며 이번 시즌 유럽클럽대항전을 마쳤다. G조에 속한 즈베즈다는 이번 조별리그서 1무 5패(승점 1)로 최하위에 그쳤고 전승을 거둔 맨시티(승점 18)와 독일의 라이프치히(승점 12)가 16강 토너먼트행, 영 보이즈는 UEFA 유로파리그 16강 플레이오프로 떨어졌다.

4-3-3 포메이션의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황인범은 말 그대로 중원을 지휘하는 마술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0-2로 끌려가던 후반 31분에는 오스만 부카리로부터 패스를 받아 골문 구석을 정확히 찌르는 왼발 슈팅으로 팀의 선제골을 뽑아냈다. 특히 지난 10일 리그 데뷔골에 이은 챔피언스리그 데뷔골이었으며 2경기 연속골로 기세를 크게 높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소속팀 즈베즈다가 1골 더 내주며 1-3으로 끌려간 후반 추가 시간, 황인범이 올려준 코너킥을 알렉산다르 카타이가 헤더로 마무리하며 어시스트까지 추가했다.

이날 1골-1도움을 올린 황인범은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 양 팀 통들어 최고점인 평점 8.0을 부여 받았다. 대개 승리팀 선수들의 평점이 높다는 것을 감안할 때 황인범의 최고점 평가는 매우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활약이 뛰어났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황인범은 1골-1도움 외에 키 패스를 무려 5번이나 성공했고 태클 2회 시도, 패스 성공률 역시 80%에 달할 정도로 나무랄 데 없는 모습을 선보였다.

황인범의 이번 활약은 축구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황희찬(울버햄튼)을 절로 떠올리게 만든다.

황희찬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몸담았던 2019-20시즌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을 상대로 1골-1도움의 맹활약을 펼친 바 있다. 특히 이 경기에서 당대 최고 수비수 중 하나였던 버질 판다이크를 속여 득점을 만들어낸 장면이 인상적이었고, 이를 계기로 라이프치히(독일)를 거쳐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할 수 있었다.

루빈 카잔, 올림피아코스를 거쳐 세르비아 리그에 안착한 황인범 또한 보다 큰 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과거 박지성을 떠올리게 하는 왕성한 활동량 등 분주한 움직임이 최대 장점인 황인범이 이번 맨시티전을 계기로 또 한 번 비상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