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비 증강' 몰두하는 北에 한미일 '강대강' 대응…"新대북 이니셔티브 추진"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입력 2023.12.10 00:00 수정 2023.12.10 00:00

북한, 군사정찰위성 발사 등 연일 한반도 긴장감 높여

한미일 3국 안보실장, 북한 비핵화 군사협력 금지 의무 재확인

8일엔 양측간 회의도…'9·19 효력정지'에 "신중한 조치" 평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제이크 설리번(왼쪽)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오른쪽)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일 안보실장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미일 3국 안보실장이 군사 정찰위성 발사 등 북한의 잇따른 '군비 증강' 행보에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秋葉剛男)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은 캠프 데이비드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8일 서울을 방문했다. 이들은 8~9일 양일간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국제 안보 정세와 한반도 안보 관련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한미일 3국은 이틀간의 회의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 및 군사협력 금지 의무를 재확인했다.


회의 후 진행된 공동 브리핑에서 조 실장은 "북한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북한의 비핵화 의무와 군사협력 금지 의무를 재확인하고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철저한 이행을 확보하기 위해 세 나라 간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실장은 "지난 11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응해 한미일·호주가 독자 제재를 발표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나아가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다년간의 3자 훈련 계획 수립 등 한미일 간 안보 협력도 차질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한미일은 새로운 3국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다"며 "북한의 위협과 사이버 범죄, 암호화폐 세탁에 따른 위협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북한의 경솔한 우주 및 탄도미사일 시험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 등이 시작됐다"고 언급했다.


아키바 국가안전보장국장은 북한의 높아지는 위협과 관련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자금원인 부정한 사이버 활동에 대한 대처에 3국이 연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미일 3국은 사이버·경제·첨단기술·개발협력 분야에서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후속 조치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조 실장은 "공급망·기술 보호 공동연구·AI 거버넌스 등 경제 안보 분야에서의 포괄적 협력도 한층 더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공급망 조기 경보시스템을 마련해서 잠재적 교란이 각국 경제의 필수품목에서 발생할 때 포착하도록 했다"며 "핵심 광물·이차전지 등의 글로벌 개발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식량안보·보건 안보·경제 안보도 포함된다"고 했다.


아키바 국장은 "공급망이나 경제적 위압·신흥기술 논의 외에도 외부로부터의 정보 조작 의혹 등으로부터 자유롭고 민주적인 사회 근간을 지키기 위하여 3국이 연계해 대처할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미일 3국 안보실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해서도 자유민주주의·인권 등 보편적 규범을 기반으로 국제질서 수호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8일에는 윤 대통령과 만남도…"캠프 데이비드 순조롭게 이행되길"


양국 안보실장은 전날인 8일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대북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등 북한의 현 행보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한다는 뜻을 거듭 내비쳤다.


조 실장은 먼저 아키바 국장과 회담을 가지고 한일관계 복원과 북한을 주제로 의견을 교환했다. 양측은 올해 7차례 정상회담을 포함한 각계 각급의 원활한 교류를 평가하며 긴밀한 소통과 교류를 지속해 안보·경제·인적 교류를 비롯한 각 분야에서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협력 방안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설리번 보좌관과 회담에서는 한미일 정상의 8월 '캠프 데이비드 합의' 이행을 위한 논의를 이어갔다. 특히 두 사람은 우리 정부가 북한에 대해 취한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 효력정지에 대해 '북한의 지속적인 안보리 결의 및 합의 위반에 대한 신중하고 절제된 조치'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아키바 국장과 설리번 보좌관은 같은날 윤 대통령과 만찬을 가지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관저에서 진행된 만찬에서 "한미일 협력은 세계 곳곳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하고 규칙 기반 질서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과거보다 더 중요해졌다"며 "캠프 데이비드 합의 사항들이 순조롭게 이행되고 앞으로도 이런 동력을 이어가길 희망한다"고 했다.


설리번 보좌관과 아키바 국장은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는 한미일 협력이 전 세계 평화와 안정·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최근 북한은 지난달 21일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는 등 군비 증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9·19 남북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와 군사정찰위성 발사로 맞대응했고, 국제사회에 북한의 행태에 대해 문제제기에 나섰다. 이에 북한은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함과 동시에 최전방 감시초소, GP 무장병력 재투입, 서해 해안포 개방 등으로 한반도 긴장을 높이고 있다.


한편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9일 서울에서 '제1차 한미 차세대핵심신흥기술대화'를 공동 주재했다. 반도체와 양자·바이오·AI 등 핵심·신흥 기술과 관련한 공동 연구, 상호 투자 및 표준·인력 개발 등 전 주기에 걸친 범정부적 노력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로써 한미 동맹은 군사동맹, 경제 동맹에 이어 기술 동맹까지 포괄적 동맹으로 확대·발전할 전망이다.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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