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총선 앞 현역 1호 탈당…혁신계 도미노 이탈, 아직은 유보적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입력 2023.12.04 15:19 수정 2023.12.04 15:37

국민의힘 합류 관측 속 탈당 평가절하

장경태 "한 명 탈당 그 이상 이하도 아냐"

윤영찬 "李, 우리와 생각이 다른 것 같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후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비이재명)계 인사였던 5선 이상민 의원이 총선을 앞두고 '현역의원 첫 탈당'을 했다. 정치권에서는 혁신계의 연쇄 탈당 움직임이 있을지를 두고 술렁이고 있다. 혁신계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이 중심이 된 '원칙과 상식'의 향후 선택 등 연쇄 탈당 여부에 정치권의 촉각이 곤두선 분위기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이상민 의원이 '개딸(개혁의딸)'과 '전체주의'를 직격하며 민주당을 탈당한 것과 관련해, 친명(친이재명) 일색인 당내 주류에서는 평가절하가 이어지고 있다. 친명 의원과 당원들 사이에선 이 의원의 행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줄을 잇는 가운데, 현재로선 당내 개혁을 우선으로 놓고 있는 다른 혁신계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은 크게 점쳐지지 않고 있는 기류다.


전날 이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하며, 배경으로 이재명 대표와 강성 지지층이 주축이 된 '사당화'를 꼽았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당의 여러 가지 도덕성 실추되는 것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자정기능이 그냥 멈춰서 있다"라며 "공당으로서의 역할이 없다. 더 이상 거대정당이라는 온실 속에서 있을 수는 없겠다. 나오든지 그만두든지 해야 되겠다 이래서 결별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친명계에서는 이 의원의 탈당이 알려진 직후 '개인적인 영달'을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쇄도했다. 전용기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결국 국회의장을 위해 당과 동지들을 팔고 가셨다. 무운을 빕니다만 꿈은 깨라"라고 적었고, 박상혁 의원도 "2008년 자유선진당 이번에는 국힘으로 가는 것이냐"며 "5선까지 했으면서 그렇게 한 번 더하고 싶나. 먹던 우물에 침은 뱉지 말라"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의 옆 지역구(대전 유성갑) 조승래 의원도 "국회의원 자리를 연명하고, 모로 가도 국회의장만 하면 된다는 것이 아니냐"라며 "개인의 영달을 위한 탈당으로 정권심판의 대열은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당원 커뮤니티 블루웨이브에도 '축 이상민 탈당' '경축 이상민 탈당' '58개띠 이상민의 추악한 탈당' '자기가 먹던 우물에 침 뱉고 나가는 놈들' '이상민 잘가라' 등 강성 지지층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친명계 의원들의 부정적 평가는 이틀 연속 이어졌다. 이날도 장경태 최고위원은 SBS라디오에서 "5선을 하는 동안 민주당의 정체성을 잘 모르겠다, 민주당이 나와 맞지 않는다라고 한다면 국민적·당원적 심판을 분명히 받을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특히 장 최고위원은 '원칙과 상식'까지 '연쇄 탈당'을 할 것이란 관측에 대해서는 "민주당에서 뿌리 깊게 활동해 온 분들이시고 또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신 분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의 정체성은 결국 김대중의 역사와 노무현의 정신, 또 문재인의 운명과 함께하는 정당이기 때문에 그분들까지 매도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한 명이 탈당했다.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라며 "(연쇄탈당은) 없다"라고 내다봤다.


혁신계 공부모임 '원칙과 상식'은 당 지도부에 '이달까지 당내 민주주의와 도덕성 회복책을 마련하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이상민 의원의 탈당과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이들은 아직까지는 당 내부 투쟁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원칙과 상식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 의원의 탈당에는 안타까움을 보이면서도, 자신들을 둘러싼 탈당과 신당 합류 가능성에 대해 "전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윤영찬 의원은 "(이 의원이 가진) 문제의식 자체에 대해선 공감하고 있다"며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과 해법에서 우리와 생각이 다른 것 같아 독자적인 노선을 선택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응천 의원도 "당을 괄목상대(刮目相對)하게 바꾸는 것이 제일 큰 목표"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