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투 공짜로 안 줬다고 주먹으로 코뼈를 조각냈습니다"

마트에서는 일반 비닐봉투를 사용할 수 없고 종량제봉투만 유료로 구매해 사용할 수 있는데, 술에 취한 40대 남성이 비닐봉투를 무료로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언성을 높이고 마트 주인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30일 JTBC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9시쯤 전남 순천에서 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A씨가 한 40대 남성에게 폭행을 당했다.

A씨는 "다들 아시다시피 마트에서 일반봉투를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손님에게 '법이 바뀌었는데 왜 그러시냐'고 좋게 말을 했다"며 "그래도 쌍욕을 퍼붓길래 저도 욕을 했다. 그 과정에서 손님이 할 말이 없었는지 저를 툭툭 밀치면서 다짜고짜 주먹질을 시작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폭행 사건으로 A씨는 치아 하나가 통째로 빠지고 4개가 부러졌다. 코뼈가 조각나는 큰 부상도 입어 응급실에 실려 갔고, 4주 진단이 나왔다.

A씨는 "이 사람들은 술에 취해 있었고 나를 폭행한 사람은 '널 죽이고 징역 가겠다'고 했다"며 "본인에겐 이런 일이 그저 흔한 일인듯 웃으면서 여유롭게 먼저 경찰을 부르라고 하고 경찰들이 와도 주변사람들을 위협했다"고 밝혔다.

이어 "밥도 잘 못 먹고 아침마다 병원에 가고 있다. 훈방 조치 됐다는 저 사람이 다시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일하고 있다. 제가 주인이라 맡길 사람도 없다"며 "응급실 갔다가 돌아와서 할 일은 해야 해서 발주하는데 참 비참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A씨는 "20살 때부터 이 일을 10년 가까이 하고 있는데 그만두고 싶은 순간이 많았지만 버텨왔는데 큰 회의감이 온다. 너무 죽고 싶다"고 토로했다.

현행법상 대형마트를 비롯해 매장 크기 165㎡ 이상의 슈퍼마켓에서 일회용 비닐봉투를 사용할 수 없다. 환경부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을 2019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면서다. 이에 마트에서는 일회용 비닐봉투 대신 재사용 종량제봉투나 종이봉투를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