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증가세…"보험료 차등 변경해 더 많은 세금 걷도록 해야"
입력 2023.11.24 05:14
수정 2023.11.24 05:14
서울시,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대상 교통교육 및 캠폐인 진행…면허 반납시 교통카드 제공
운전면허 반납률 2.7% 저조…전문가 "노인들, 인지 반응 느려 교통사고 많고 쉽게 면허 포기 안 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운전면허 적성검사에 운동신경과 인지능력, 시·청각 테스트 강화해야"
"보험료 차등 변경해 고위험군인 고령층에게 더 많은 세금 걷어야…면허 반납 인세티브 제공해야"
서울 시내 전체 교통사고는 줄고 있는 반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운전면허 자진 반납을 유도하고 있지만, 반납률은 2%대에 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령 운전자들이 자동차 문화에 익숙한 만큼 면허 자진 반납을 기대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운전면허 적성검사에서 운동신경과 인지능력, 시·청각 테스트를 강화하고, 보험료를 차등 변경해 고위험군인 고령층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걷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3일 서울시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2~2022년) 서울시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2012년 4만829건, 2018년 3만8795건, 2022년 3만3698건으로 감소 추세에 있으나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2012년 2939건, 2018년 5869건, 2022년 6011건으로 10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고령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늘어났고, 이로 인해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도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25년에는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문제는 앞으로 더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시는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다. 먼저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교통교육'을 시행하고, 경찰청과 협업해 다양한 캠폐인을 진행하고 있다. 또 65세 이상 운전자들에게 면허 자진반납을 받고 있으며 그에 대한 인센티브(70세 이상)로 티머니 교통카드 10만원권을 제공한다.
그러나 운전면허 반납률은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65세 이상 운전 면허 소지자는 총 84만1096명인 반면 면허를 자진해 반납한 사람은 2만3066명(2.74%)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도 면허를 자진반납하는 고령 운전자 대부분은 면허 적성검사 기간이 도래한 경우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노인들이 교통사고가 많은 이유는 인지 반응이 느리기 때문이다.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운전면허 적성검사에서 운동신경, 인지능력, 시·청각 능력 테스트를 강화해야 한다"며 "지금의 적성검사는 너무도 형식적으로 진행된다. 적성 검사에서 괜찮은 결과가 나온다면 운전을 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강경우 한양대학교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를 분석할 땐 단순히 건수만 보는 게 아니라 주행거리(km)당 사고횟수를 따져야 한다"며 "대부분 고령 운전자는 젊은 층보다 적게 움직이면서도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실제 사고는 훨씬 더 많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와 달리 현재 65세는 30·40대부터 운전을 해온 만큼 쉽게 면허를 포기지 못한다"며 "고령층에게 편파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보험료를 차등 변경해서 고위험군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걷어야 한다. 또한 운전자 가족들이 면허를 반납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해외 선진국 사례를 보면 고령 운전자들에게 차량 첨단제어시스템 설치 비용을 지원해 준다"며 "고령 운전자들에게 차선 유지 센서, 자동 브레이크 시스템 등 시스템 적용 비용을 지원하는 것도 교통사고를 줄여나가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