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 보궐 앞당긴 김기현의 숨은 한 수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입력 2023.11.20 23:54
수정 2023.11.21 00:37

김석기 채워 최고위원 연쇄사퇴 사전 차단?

12월 중 공관위 출범 공식화…비대위 선 긋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정기국회와 예산안 정국 마무리 후인 12월 중순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출범을 공식화 했다. 또한 오는 29일로 예정됐던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23일로 앞당겨 치를 예정이다. 보궐선거에 단독 입후보한 김석기 의원을 최고위에 빠르게 안착시켜 '김기현 지도체제'를 굳건히 가져가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는 '비대위는 없다'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 보궐선거 선출을 위해 소집된 상임전국위원회를 23일로 앞당겨 개최하는 요구안을 의결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 사퇴로 열리는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위해 전국위는 29일 열릴 예정이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최고위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15일 최고위원 보궐선거 후보등록에서 단수 등록이 이뤄진 상태라 최고위원 선출을 앞당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고위원 보궐선거에는 대구·경북(TK) 재선인 김석기 의원이 단수 후보로 확정됐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을 위해 오는 12월 중순 공관위 발족을 재차 확인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다음 달 9일 정기국회가 마감되고 예산, 정쟁 그리고 일부 탄핵 공방, 거부권 공방 등이 안정화되면 조속히 공관위를 구성할 것"이라며 "변화가 없고 지금 추세대로 간다면 12월 중순께에는 공관위를 구성하려는 게 지도부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앞당기고 공관위 출범을 공식화한 것은 정치권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비대위설'을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 앞서 열린 사전회의에서 공관위 발족 관련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공관위는 내년 초 출범이 예상됐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김형오 공관위' 역시 2020년 1월 17일에 출범했다. 이를 12월 중순으로 앞당겨 당을 빠르게 총선 체제로 전환하고, 정치권의 모든 관심을 공관위로 집중시키는 효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공관위에 이어 선대위로 무게 중심이 옮겨지기 때문에 현 지도 체제를 둘러싼 논란은 자연스럽게 뒤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 공관위원장과 선대위원장은 김 대표가 임명하게 된다.


아울러 최고위원 보궐선거가 빠르게 치러져 김석기 의원이 최고위에 들어오게 되면 김기현 지도부가 더욱 굳건해 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당헌·당규상 비대위 체제 전환을 위해서는 당 대표나 최고위원 4인 이상이 사퇴해야 한다.


현재 김재원 전 최고위원 1명이 사퇴한 사퇴한 상황에서, 남은 최고위원 3명이 더 사퇴하면 최고위가 해체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김석기 의원이 최고위에 들어오면 총 4명의 사퇴가 필요해 김기현 지도체제를 더욱 굳건히 가져갈 수 있다.


김 의원이 최고위에 합류하자마자 사퇴할 가능성이 낮을뿐더러, 최고위가 빠르게 완성형으로 갖춰지면서 현 지도 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상징성도 얻게 되는 것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공관위 구성 시점을 현행 '선거일 120일 전'에서 '90일 전'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은 당헌·당규 개정안 또한 의결했다.


기존 당헌대로라면 내년 4·10 총선 120일 전인 다음 달 12일 이전에 공관위를 구성해야 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예산정국과 맞물리는 상황으로 인해 그 시점에 공관위 구성이 어려웠다. 박 수석대변인은 "사문화되다시피 한 규정을 현실에 맞게 수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당헌에 따르면 공관위는 내년 1월 11일 전에 출범하면 된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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