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한국 영화 성공 IP 부재…놓지 말아야 할 고민 [영화와의 연결고리, 굿즈③]
입력 2023.11.16 14:05
수정 2023.11.16 14:05
굿즈의 지속가능성, 과제로
오늘날 영화 트렌드와 영화산업는 개인이 고립된 채 즐기는 것이 아닌, 표현하고 교류하는 놀이의 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현재 영화 굿즈 업계는 IP들이 범람하는 굿즈 춘추전국시대로, 아무런 스토리나 세계관이 없는 이름 없는 털인형 키링이 히트를 치키고 하고, 단기간 운영되는 팝업에 열광하는 등 시장 상황이나 성공 공식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여기에 자기표현을 위한 형태로 발현돼, 이 흐름에 발맞추기 위한 굿즈 출시는 당연한 과정이 된 가운데 굿즈의 지속 가능을 위해 따라오는 과제도 있다.
환경친화적인 제품과 생산 방식을 채택하여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와 한국 영화 굿즈 IP 기근이다.
우선 친환경은 영화 굿즈뿐만 아니라 모든 상품에게 적용되고 있는 문제다. 최근 환경보호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친환경적인 제품들이 환영받고 있다. 영화계에서는 CGV가 국내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에 힘쓰며 친환경 굿즈를 2021년부터 만들고 있다.
ⓒCGV
버려지는 스크린을 재활용해 가방, 파우치 등의 굿즈를 출시했고, 김하늘 디자이너와 협업해 폐스크린을 활용한 조명, 스툴, 테이블 등 업사이클링 가구 및 오브제를 선보였다. 지난 9월에는 부산국제영화제와 컬래버레이션 해 폐스크린 소재의 가방, 티켓 홀더 등을 제작하기도 했다.
메가박스는 올해 2023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생중계 당일, 관객들에게 응원용 친환경 클래퍼를 증정했다. 친환경 코팅이 된 종이 소재로 제작된 클래퍼는 재활용이 가능해, ESG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메가박스가 특별 제작한 친환경 응원 도구다.
'헤어질 결심' 포토북 ⓒ씨네샵
하지만 친환경 굿즈는 극장가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사례가 적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세련되고 예쁜 굿즈도 좋지만, 친환경 굿즈 생산과 소비도 영화 산업에서 계속해서 안테나를 세우고 발전과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 팬들과 소비자들이 친환경 제품에 대한 선호도를 강조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한다면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과제는 한국 영화의 굿즈 중 성공 모델로 꼽을 수 있는 수가 현저히 적다는 점이다. 한국 영화 IP 중 굿즈로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 건 박찬욱 감독과 봉준호 감독 정도다. 미쟝센이 뛰어난 두 감독의 경우 신작마다 꾸준히 사랑받는 굿즈들이 탄생하지만, 이외에는 단발성으로 그치고 반응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오리지널 굿즈나 특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캐릭터들을 통해 여러 굿즈를 만들어 내야 하는데, 여기에 두각을 드러내는 건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상영회, 팝업 스토어 등을 통해 끊임없이 굿즈를 제공하며 관객들을 유입시켰고, '스즈메의 문단속'은 카페를 열고 영화 속 감성과 이미지를 그대로 담아낸 한정판 굿즈를 판매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극장 흥행 주역이 된 것도 이 같은 현상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극장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IP를 활용해 굿즈 사업을 가장 성공적으로 펼치고 있는 건 월트 디즈니다. 디즈니는 100년 동안 쌓아온 IP가 탄탄해 특허권, 저작권 사용료를 많이 가져간다. 디즈니 코리아의 경우 영화를 배급해서 돈 버는 게 아닌, 라이선스 가지고 한국에서 굿즈를 만들어 파는 게 주요 수입원이다. 마블 영화가 천만 관객을 찍어도 막상 디즈니 코리아에 떨어지는 돈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라고 전했다.
디즈니가 오랜 시간 굿즈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한국 영화는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IP가 부재하다는 것이 공통적인 목소리로, 굿즈의 활성화와 확대를 이어가는 한편 관객과 극장, 배급사, 제작사 모두가 만족할 만한 한국 영화 IP 탄생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