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7% 넘은 비상금 대출…5대 은행 연체만 50억 육박
입력 2023.11.14 06:00
수정 2023.11.14 06:00
9월 평균 금리 7.14%
올해 연체 2배 넘게↑
서민 급전 창구인 소액대출 평균 금리가 다섯 달 만에 만에 다시 7%를 돌파했다. 5대 은행의 소액대출 연체액도 50억원에 육박하며 금융 취약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 따라 연말 은행권의 가계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500만원 소액대출 금리는 연 7.14%로 지난달 보다 0.4%포인트(p) 올랐다. 소액대출 금리는 올해 4월 7.1%를 찍은 뒤 하락세를 지속하다 지난 7월부터 대출금리가 뛰자 증가세로 돌아섰다.
잔액 기준 소액대출 평균 금리도 연 6.96%로 지속 상승세다. 2013년 11월(6.93%) 이후 9년 8개월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소액대출은 최소 50만원에서 최대 500만원까지 간편하게 대출할 수 있는 상품이어서, 이른바 비상금 대출로도 불린다. SGI서울보증보험의 보증을 담보로 제 1금융권에서도 소득과 직업 없어도 돈을 빌릴 수 있다. 비대면으로 1분도 채 안 돼 대출 받을 수 있어서 젊은 층으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소액대출은 건당 취급액이 크지 않아 전반적인 금융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지만, 금융 경험이 적은 20~30대가 무심코 빌리다 신용점수 하락 등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비상금 대출 최고 금리도 연 15%대로 높은 수준이며, 연체할 시 가산금리가 또 붙는다.
500만원 미만의 소액을 급하게 빌렸다는 것은 자금 상황이 좋지 않다는 뜻인데, 연체가 한 번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것이다.
실제 소액대출 잔액과 연체액은 증가하고 있다.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소액대출 잔액은 지난 9월 말 기준 3637억8900만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3.1% 급증했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 1362억700만원 ▲농협은행 968억3200만원 ▲국민은행 538억3400만원 ▲우리은행 437억6900만원 ▲신한은행 331억4700만원 순이다.
이런 와중 연체는 더욱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조사 대상 은행들의 소액대출 연체잔액은 47억9200만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00.7%나 늘었다. 은행별 연체액은 ▲신한은행 4억200만원 ▲하나은행 12억3600만원 ▲국민은행 3억2100만원 ▲농협은행 24억7100만원 ▲우리은행 3억6200만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권은 소액 대출 연체율이 늘어나도 건전성이나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비은행 기관은 상황이 달라 이들의 상환능력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면서도 "연말까지 은행 대출 취급이 보수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취약층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과감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