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한동훈 탄핵설…총선 '발 묶기' 의도인가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3.11.10 14:45
수정 2023.11.10 14:51

국회 탄핵안 가결 자체로 직무정지 효과

與 "민주, 총선 계산에 방통위 마비 기도"

같은 맥락서 '한동훈 12월 탄핵설' 솔솔

총선 국면서 韓 완전 봉쇄 효과 노리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을 감행한 더불어민주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탄핵까지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총선 승리를 목적으로 헌법과 법률 위반이 드러난 게 없음에도 탄핵을 악용해 이 위원장의 공영방송 개혁을 차단했다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같은 선상에서 한 장관을 탄핵으로 봉쇄하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는 게 여권 안팎의 시각이다.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 표결은 일단 막혔지만 민주당은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진행한 이동관 위원장 탄핵안 국회 본회의 보고를 이날 철회했다. 72시간 내 표결을 하지 않아 자동폐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국회법상 탄핵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해야 하며 이 기간 내 표결하지 않으면 폐기된다. 이를 철회함으로써 일사부재의 원칙을 피하고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 반드시 탄핵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셈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취임 3개월도 안 된 방통위원장의 탄핵안을 발의한 건 방통위 업무를 장시간 마비시킴으로써 가짜뉴스와 편향뉴스를 적극 활용해 총선에서 이겨보겠다는 일그러진 욕심 때문"이라며 "민주당의 오만한 힘자랑은 상식의 범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성토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주당의 '탄핵 정치'가 이 위원장 선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특히 다음 수순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거론하는 이가 적지 않다. 전부터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한 장관의 탄핵을 주장해왔고, 이번 이 위원장 탄핵 당론 확정에 앞서서도 상당수 민주당 측 인사들이 그 대상자로 언급했기 때문이다.


한 장관은 어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8일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난 한 장관은 "나를 비롯해 (탄핵) 얘기되는 분들이 무슨 형사 재판을 받거나 기소된 바가 있느냐"며 "탄핵 사유는 나중에 정하고 대상 먼저 정한다는 건 그냥 국정을 마비시키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내가 위증교사라도 했느냐"며 위증교사로 기소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하기도 했다.


문제는 만약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될 경우, 총선 국면에서 한 장관의 발이 완전히 묶이게 된다는 점이다. 탄핵안이 가결되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끝날 때까지 국무위원으로서 직무가 정지되며 사퇴 또한 불가능하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우 헌재의 기각 결정까지 5개월 이상이 소요됐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사석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지만 만약 한 장관을 탄핵한다면 12월 말 정도가 적기일 것"이라며 "선거법상 총선에 출마할 공직자는 100일 전 사퇴를 해야 하는데 탄핵안이 가결된다면 총선 국면에서 아무런 역할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인사들도 이 같은 시나리오를 인지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전략통은 "탄핵안 가결로 민주당은 역풍을 맞겠지만 헌재 결과는 총선 이후 나올 공산이 크고, 한동훈이라는 중요한 옵션을 제거하는 효과는 분명하다"며 "민주당이 역풍을 감수하고 밀어붙일 수 있다는 가정 하에 대응 전략을 구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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