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션 불문’ 이강인, 감독도 음바페도 신뢰도 ‘만렙’

이강인(22)을 향한 파리생제르망(PSG) 루이스 엔리케 감독과 킬리안 음바페의 신뢰도가 절정에 달했다.

이강인은 4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펼쳐진 ‘2023-24 프랑스 리그1’ 11라운드 몽펠리에전에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 전반 10분 박스에서 깔끔한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하키미가 오른쪽 측면에서 땅볼 크로스를 보냈고, 수비수들을 달고 박스로 침투하던 음바페가 볼을 흘려주면서 뒤에 있던 이강인이 정교한 왼발 슈팅으로 골문 상단에 꽂았다.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정확하고 빠른 슈팅이었다.

리그1 데뷔골을 터뜨린 이강인은 음바페에게 달려갔고, 음바페는 달려온 이강인을 껴안으며 환호했다.

엔리케 감독의 두터운 신뢰 속에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2골 1도움)로 화답했다. 지난달 26일 UEFA 챔피언스리그 AC밀란전에서 PSG 데뷔골 터뜨린 이강인은 지난달 29일 브레스트전에서는 음바페 골을 어시스트(리그 1호)했다. 이날은 홈에서 리그1 데뷔골까지 터뜨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강인은 후반 17분 교체될 때까지 총 62분 소화했다. 슈팅은 1개였는데 골로 연결했다. 47차례 패스 모두 정확하게 동료들에게 보냈다. 패스성공률 100%. 드리블 돌파 3회, 태클도 두 차례 하면서 수비에 힘을 보탰다. 유럽축구 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도 이강인에게 팀에서 세 번째로 높은 평점(8.19)을 매겼다.

이강인 선제골에 힘입어 승리한 PSG(승점24)는 한 경기 덜 치른 니스(승점22)를 2위로 밀어내고 리그1 선두에 복귀했다. 3-0 완승으로 경기를 마친 뒤 이강인은 자신의 SNS에 "PSG와 놀라운 팬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더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는 메시지를 프랑스어로 남겼다. ‘에이스’ 음바페는 “내 동생”이라는 댓글과 박수를 치는 이모티콘을 달며 이강인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표했다.

현지 중계진은 “음바페와 이강인의 호흡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강인은 직전 경기였던 브레스트전에서 전반 28분, 한 박자 빠른 왼발 아웃프런트 킥으로 음바페에게 정확한 침투 패스를 전달했다. 음바페가 이를 골로 연결해 이강인은 시즌 첫 번째 어시스트를 올렸다. 이를 놓고 현지언론은 “앙헬 디마리아를 연상시키는 패스였다”고 호평했다. 그런 활약을 바탕으로 이강인은 프랑스 리그1 무대에서 처음으로 라운드 베스트11에 선정됐다.

엔리케 감독도 이강인을 연일 칭찬하고 있다. 엔리케 감독은 프랑스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이강인은 훌륭한 선수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뛰고 있을 때부터 이강인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이강인을 PSG로 데려온 루이스 캄포스 PSG 단장에게 축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강인은 작은 선수지만 어느 위치에서나 뛸 수 있고 득점도 올릴 수 있다. 수비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는다. 완벽한 선수라고 말하고 싶다”고 극찬했다.

엔리케 감독 말대로 이강인은 좌측, 중앙 모든 지역에서 많은 활동량을 보여줬다. 이날 경기에서만 그랬던 것은 아니다. 공격에서 어떤 포지션에서 뛰더라도 역할을 해내고 있다. 엔리케 감독은 “9번 공격수든 윙어든 이강인은 다 소화할 수 있는 선수”라며 두터운 신뢰를 보냈다.

엔리케 감독은 몽펠리에전에서 아끼는 이강인을 후반 초반 불러들였다. 체력 안배를 위한 결정이다. PSG는 오는 8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AC밀란과 UEFA 챔피언스리그 4차전을 치른다. 승리 시 조 1위를 굳힐 수 있는 중요한 경기다. 이강인을 향한 감독의 신뢰와 기대가 묻어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