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이 던진 '김포, 서울 편입'…국민의힘, 특별법 카드로 '쌍수' [정국 기상대]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3.11.01 00:15
수정 2023.11.01 06:47

윤재옥 "김포 편입, 선거용 아냐…의원

입법 형태의 '특별법' 발의 추진하겠다"

구리·광명·고양 등도 편입 여부에 들썩

당내선 "환영…여론 반전 효과 있을 것"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0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양촌읍 김포한강차량기지에서 열린 ' 해결사! 김기현이 간다 -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경기 김포시를 서울특별시에 편입하기 위해 '특별법' 카드까지 꺼내들며 '메가 서울' 정책에 본격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김기현 대표의 발언에서 시작된 이번 편입안이 현실화될 경우 서울과 경기도의 여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포시의 서울 편입 추진 당론과 관련해 "선거용 전략이라기보다는 선거를 앞두고 지역민들의 여러 가지 전국적인 요구사항들을 정부(여당) 입장에서 응답하는 게 의무"라고 밝혔다.


이어 "김포를 서울로 편입하는 문제는 김포시민들이 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포시장을 비롯해 김포에서 공적 책임을 맡고 있는 분들이 서울 편입 주장을 했다"며 "당에서 여러 가지를 판단한 결과 김포를 서울시로 편입하는 것이 지역주민들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김포시의 서울 편입은 전날 김기현 대표가 경기도 김포한강차량기지 대강당에서 열린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주민 의견을 전제로 "김포시가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서 절차를 진행하면 공식적으로 서울에 편입하는 것을 당론으로 정하려고 한다"고 밝히면서 공론화 됐다.


이에 당 정책위는 김포의 서울 편입을 담은 행정구역 개편 특별법을 준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화답했다. 김포시·서울시·경기도 등의 의견을 수렴해 행정안전부가 국회에 두 광역지자체인 경기도와 서울시 간 관할구역을 변경하는 법안을 제출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지자체 간 이견이 있을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는 정부입법보단 의원입법을 통해 속도를 내겠다는 셈법이다.


윤 원내대표도 김포시 서울 편입을 위한 특별법에 대해 "법안이 발의되면 정상적인 법안심사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며 "정책위에서 검토할 것으로 안다. 아무래도 의원입법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만약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게 될 경우 서울시와 경기도 가운데 어느 한 광역단체가 반대하더라도 김포시의 의지만으로도 서울 편입이 가능한 만큼, 이번 편입안은 현실화 측면에서도 불가능하진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양촌읍 김포한강차량기지를 찾아 김포골드라인 현황보고를 듣고 있다. ⓒ뉴시스

'김포 편입'이 이슈로 떠오르자 이외 경기도 지역들도 서울로의 편입 대상으로 확장되는 모양새다. 당내에선 김포 외에 구리·광명·하남·과천·성남·고양 등의 편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김종혁 국민의힘 경기 고양병 당협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김포뿐 아니라 고양시도 서울로 편입시켜 행정권과 생활권을 일치시키길 바란다"며 고양시의 서울 편입을 직접 요구하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대체로 이번 정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박수영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세계 도시와의 인구수 비교에서 서울은 38위, 면적은 605㎢로 상위 38개 도시 중 29위밖에 안 된다"며 "메가시티로 주민 불편을 덜어드리고 국제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작금의 트렌드다. 이건 세계적인 추세"라고 피력했다.


하태경 의원도 같은날 MBC라디오에 나와 "주민투표를 통해 통과가 되면 정치권에서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서울로 출퇴근하는 젊은 세대 대부분은 굉장히 환영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 당이 민심을 회복할 수 있으면 더 좋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서둘러 편입안을 진행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편입 대상으로 거론되는 지역 주민들의 여론이 우선이라는 입장에서다. 특히 이번 안건을 진정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발생가능한 모든 부작용을 사전에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이미 야권에서 이번 편입안을 두고 '총선 기획용'이라는 비판을 쏟아내는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 듯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울 주변 도시의 경우 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해 생활권과 행정구역이 일치되도록 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며 "그런 원칙하에 주민 의사를 최대한 존중해 처리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편입으로 인한 '메가 서울' 정책이 수도권 여론 반전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김포시민들이 원하고 있는 점을 제대로 짚었고 현실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까지 제시된 사안인 만큼 여론이 호의적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며 "민주당 입장에서도 국민들이 원하는 정책을 무작정 반대할 수 없고, 만약 반대하게 되면 반발만 얻게 되는 입장이 됐으니 우리 당이 제대로 이슈를 선점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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