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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혁신위' 수도권에 '힘' 줬다…'영남 물갈이론' 의식했나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입력 2023.10.27 05:20 수정 2023.10.27 09:38

혁신위원 12명 인선…서울 '박성중·김경진·오신환'

영남 의원들 "영남 죽이기 대신 수도권 살려라"

인요한 '낙동강 하류세력 뒷전' 발언에 대해 "농담"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13명의 혁신위원 구성을 마치고 공식 출범했다. 앞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낙동강 하류 세력 뒷전' 발언이 '영남 중진 물갈이론' 예고편이라는 해석이 나온 바 있고, 영남권 의원들의 당내 반발도 일었다.


이를 의식한 듯 인 위원장은 혁신위원에 서울 당협위원장 3명을 전진 배치했다. 혁신위에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수도권 전략'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표한 것으로 보인다. 영남권 의원들은 총선 필승 전략은 '영남 죽이기'이 대신 '수도권 살리기'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국민의힘은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원 13인 인선안을 의결했다. 현역 의원으로 유일하게 박성중(서울 서초을·58년생) 의원이, 전직 의원 중에선 검사 출신인 김경진 서울 동대문을 당협위원장(66년생)·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오신환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71년생)이 참여한다.


아울러 당 내부인사로 WISE캠퍼스 보건의료정보학과 겸임교수인 정선화 전북 전주병 당협위원장(81년생), 정해용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71년생), 변호사인 이소희 세종시의원(86년생) 포함됐다.


당 외부인사로는 이젬마 경희대 국제대학 교수(74년생), 임장미 마이펫플러스 대표(77년생), 박소연 서울아산병원 소아치과 임상조교수(83년생), 최안나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85년생), 송희 전 대구 MBC 앵커(91년생), 박우진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생회장(2000년생)이 합류했다.


혁신위 공식 명칭은 '국민의 뜻으로,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다. 활동기간은 오는 12월 24일까지로 60일이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6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명칭과 위원 인선 등을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인요한 "여성과 젊은 연령, 외부 인사 배려"


최고위가 끝난 후 국회 소통관에서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가진 인 위원장은 이번 인선 배경으로 '여성' '청년' '외부인사'를 강조했다. 그는 "여성과 젊은 연령, 당과 관계없는 외부 인사를 많이 배려했다"며 "그분들이 전문적으로, 한 마디로 브레인(brain)"이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을 제외한 혁신위원 12명 면면을 살펴보면 먼저 여성(6명)과 남성(6명) 비율이 같다. 연령별로도 20대 1명, 30대 5명, 40대 2명, 50대 3명, 60대 1명으로 2040이 8명, 5060이 4명이다.


당내 인사와 외부 인사도 각각 6명씩이다. 당내 인사는 서울이 3명, 영남(정해용)·호남(정선화)·충청(이소희)이 각 1명씩이다.


특히 서울 3명은 모두 전·현직 의원으로 구성된 것이 눈에 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수도권 위기론이 확인됐고, 수도권 승리 전략을 위해 이들을 전진 배치했다는 분석이 다. 박성중 위원은 20·21대 재선의 현역 의원이고, 김경진 위원은 20대 의원을, 오신환 위원은 19·20대 의원을 지냈다.


이에 정치권 경험이 많고 정무적 감각을 갖춘 '서울 3인방'이 인 위원장을 보좌해 혁신위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6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혁신위원 인선 배경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제주 조랑말, 서울에서는 못 산다"…영남 의원 반발


인 위원장은 지난 23일 위원장에 임명된 이후로 '영남권 중진 물갈이' 의중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특히 이 중 "당내 낙동강 하류 세력은 뒷전에 서야 한다"는 발언은 '영남권 물갈이'를 예고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낙동강 하류는 국민의힘 텃밭인 TK(대구·경북)와 PK(부산·울산·경남) 등 영남 지역을 말한다.


인 위원장 발언 직후 영남권 의원들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영남권 한 의원은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총선에서 이기려면 수도권 전략을 논해야지, 자꾸 영남을 죽이려고 한다면 갈등만 일어난다"며 "이미 영남권 지진(갈등)은 일어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영남권 의원은 "제주에 있는 조랑말을 서울에서 키우면 잘 살 수 있을 것 같으냐"고 했다. 영남권 의원들을 조랑말에 비유하며, 영남 선거에서는 이겨도 서울 선거에서는 이기기 어렵다는 말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인천에서 4선을 지낸 윤상현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영남권 중진 험지론에 대해 "험지가 아니라 사지로 내모는 것"이라며, 다른 선거대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당내 반발 분위기를 감지한 듯 인 위원장은 이날 취재진에게 '낙동강 하류'발언은 '농담'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낙동강 하류 세력 뒷전 발언을 영남권 중진 물갈이론으로 해석한 것에 대해서 "틀렸다"라며 "조크를 한 것이지 거기(영남 중진 물갈이)까지 얘기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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