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최재경으로 둔갑시켰나, 검찰 '배후인물 수사' 집중…관련자 영장청구 임박" [법조계에 물어보니 256]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3.10.19 05:02
수정 2023.11.06 11:29

'가짜녹취록' 이철수 "최재경 만난 적 없다" 진술…검찰 "최모 보좌관이 최재경으로 둔갑"

법조계 "핵심증거 조사 이미 끝난 상태…가짜뉴스 지시한 윗선 수사확대 여부 관건"

"직접 관련자 구속영장 실제 발부되면 윗선 수사도 급물살…대선 앞두고 국민 속인 사건, 엄벌해야"

명예훼손 피해자인 尹대통령 처벌의사 확인 우선돼야…허위사실공표 등 여죄도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

ⓒ연합뉴스

검찰이 지난 대선을 앞두고 보도된 '가짜 녹취록' 속 대화 당사자 조우형 씨의 사촌형 이철수 씨로부터 "최재경 전 중수부장을 만난 적 없다"는 핵심 진술을 확보하면서 누가 고의적으로 대화의 주체를 바꾸어 보도했는지 그 배후 인물에 대한 수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녹취록을 조작하고 전달한 관련자들의 기소는 불가피하다며 구속영장 청구도 임박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실제 발부되면 윗선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지난 17일 이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보도에 나온 대체적 발언을 내가 한 것은 맞으나 대화 상대방은 최 전 중수부장이 아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씨는 인터넷매체 리포액트의 허재현 기자가 대선을 앞둔 지난해 3월 '대검 중수2과장이던 윤 대통령이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할 때 조씨를 의도적으로 봐줬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라며 보도한 녹취록에 등장한다.


나아가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산저축은행 수사무마 의혹에 대해 "모든 등장인물에 대해 진술 번복 경위 조사를 전부 마쳤다"라고 밝혔다. 특히 '가짜 녹취록' 의혹과 관련해서 "녹취록 내용은 다 읽어봤고 구체적 내용을 다 알고 있다"며 "녹취록 내용상 '보좌관이 최 전 중수부장으로 둔갑했다' 이 정도까지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에 의하면 이씨의 대화 상대방이 최 전 중수부장이 아닌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 보좌관 최모씨였고 그 조작된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민주당 관계자 김모씨를 거쳐 허 기자에게 전달한 사실이 있다"며 "검찰이 이씨로부터 핵심 진술을 확보함으로써 당시 보도가 허위라는 증거 및 근거를 마련하게 되었으므로 이들에 대한 기소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검찰은 누가 고의적으로 대화의 주체를 바꾸어 보도했는지 배후 인물에 대한 수사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검찰이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실 최모 보좌관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최 보좌관은 녹취록의 바탕이 된 대화 현장에 있었고 녹취록을 허씨에게 전달한 의혹를 받는다.ⓒ연합뉴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송 지검장 등의 발언을 살펴볼 때 핵심 증거에 대한 조사는 이미 마친 상태라고 판단되고 증거인멸 및 회유 가능성,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할 때 직접 관련자들에 대한 신병 처리(구속영장 청구)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가짜뉴스 보도를 지시하거나 묵인한 윗선에 대한 수사확대 여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 진척 상황을 볼 때 직접 관련자에 대한 기소는 바로 가능해 보이지만 윗선 수사 상황에 비추어 유동적으로 생각된다. 직접 관련자에 대한 영장 청구가 이뤄지고 구속영장이 실제 발부된다면 그만큼 윗선 등 지시, 관여자들에 대한 수사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며 "죄명은 명예훼손 등 개인에 대한 법익 관련이지만 그 실질은 대선을 앞두고 국민을 대대적으로 속인 사건이므로 마땅히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문영 변호사(법무법인 한일)는 "검찰은 녹취 보도가 조작된 경위 및 대가관계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자들의 명예훼손의 고의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발견되면 기소 가능성이 있고 기소 시기는 현재 진행 중인 다른 허위보도 관련 사건과 속도를 맞출 것으로 추측된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가짜뉴스로 인한 명예훼손 피해자인 윤 대통령의 처벌 의사 확인이 우선 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명예훼손 혐의는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인 까닭이다.


이와 관련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만약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면 기소로 넘어가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워낙 사안이 중대하고 대선 국면에서 국민을 상대로 한 범죄인 만큼 차후 유사 범죄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가볍게 넘어가선 안될 것이다"며 "또한 앞으로 검찰 수사에 따라 명예훼손 외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등 여죄가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이 있어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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