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반성 없어 검찰 구형보다 선고 높게 나와…상고해도 변화없을 것" [법조계에 물어보니 254]
입력 2023.10.14 06:09
수정 2023.10.14 06:09
법조계 "이정근, 죄질 나쁜데 공판 과정에서 반성하는 모습 보이지 않아"
"대법에선 법리오해 관련 부분만 다투기 때문에 항소심 결과 달라지지 않을 것"
"'검찰과 플리바게닝 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결과적으로 무용지물"
"정치인들, 처벌 받아도 재기할 생각에 혐의 부인…사법부에선 안 통해"
각종 청탁을 빌미로 10억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항소심에서도 검찰의 구형보다 높은 형을 선고받았다. 법조계에선 이 전 부총장이 공판 과정에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죄질 자체도 나빴기에 검찰 구형보다 높은 형량이 나온 것이라며, 검찰이 낮은 구형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의미가 없게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대법원에서는 법리오해 관련 부분만 다투기 때문에 항소심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14일 서울고법 형사6-2부(부장판사 박원철·이의영·원종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부총장의 항소심에서 1심과 달리 징역 4년 2개월을 선고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이 전 부총장은 1심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1년 6개월,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하지만 2심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의 형량을 높여 1년 8개월을 선고하는 한편, 알선수재 혐의 중 일부는 무죄로 판단해 2년 6개월로 감형했다.
법무법인 선승 안영림 변호사는 "이 전 부총장은 금품 수수액이 많은데도 객관적 사실에 배치되는 주장을 하는 등 법정에서 보인 태도가 재판부에 부정적으로 비쳤을 것이다. 이 재판의 경우 검찰의 이례적인 낮은 구형량 탓에 '검찰과 플리바게닝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며 "하지만 구형과 별개로 선고 자체에서는 특가법 제3조 기준으로 비춰봤을 때 정해진 요건에서 가장 최고 수준의 선고가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일로 문건일 변호사는 "법원이 갖는 재량권 내에서 선고한 것이기에 문제가 될 부분은 없다"며 "이 전 부총장이 상고하더라도 대법원에서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항소심까지는 사실관계를 다투지만, 대법원에서는 법리오해 관련 부분만 다투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법률사무소 윌 김소연 변호사는 "1심에서부터 이 전 부총장이 혐의 관련해 전체적으로 부인한 것이 패착으로 보인다는 게 법조계 다수 의견이었다. 너무 뻔하게 증거가 있는데도 부인을 하면, 재판부가 형량을 높게 정하기 때문이다"며 "더군다나 1심과 항소심에서 이 전 부총장에 대한 검찰 구형이 낮았기에 항소심 선고 형량은 적정한 수준으로 보인다. 재판부에서도 알선수재 금액과 범죄 유형 등을 모두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증거가 명백하면 변호사들은 인정하라고 권유하는 편이다. 그렇게 해야만 양형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정치인들은 처벌을 받더라도 다시 재기할 것을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같은 욕심들이 사법기관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