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슈퍼앱'으로 몸집 불리기…'오픈파이낸스' 주도권 치열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3.09.30 06:00
수정 2023.09.30 06:00

마이데이터 이후 생활플랫폼 구축 가열

데이터 안전성 높여야…법적 장치 필요

5대 금융 그룹 주요 애플리케이션(앱) 아이콘 ⓒ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국내 금융사들이 디지털 전환 속도를 앞당기기 위해 유니버셜 어플리케이션 개발과 정교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존 은행 결제 서비스를 단일 채널에서 제공하던 것에서 벗어나 금융서비스를 확대하고 더 나아가 배달, 통신, 경매 등 이종 서비스까지 통합 제공하는 방식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사들은 권역을 통합하는 슈퍼앱을 중심으로 오픈파이낸스를 추진 중이다.


오픈파이낸스는 기존 은행 결제 계좌 데이터만 공유됐던 오픈뱅킹의 영역을 저축, 모기지, 카드, 연금, 투자 보험 등 다양한 상품·서비스로 확대한다는 점에서 한 단계 진화된 금융서비스로 평가받는다.


금융소비자는 이를 통해 자신의 모든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한 화면에서 조회할 수 있으며, 다양한 금융・핀테크 기관에서 맞춤형 상품을 추천받고 자유롭게 가입 변경이 가능하다. 금융기관은 고객 만족도 및 거래 확대를 제공하고, 다른 데이터 제공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수익 창출을 기대하는 등 비즈니스 모델 개발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2019년 12월에 도입된 오픈뱅킹은 성공적으로 정착됐다고 평가를 받고 있으며, 정부 역시 오픈뱅킹을 확대한 오픈파이낸스 체계 구축을 추진 중이다. 4대 금융그룹도 계열사 간의 데이터를 모으는 마이데이터에서 비금융 생활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마이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


KB금융은 KB스타뱅킹 앱에 KB페이와 KB월렛을 연계, 일상 속 금융플랫폼으로써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해 KB스타뱅킹을 중심으로 계열사 앱들과 상호연결하고 통합한 슈퍼앱을 구현했다. KB스타뱅킹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는 약 1200만명에 이른다.


신한금융은 올해 전 계열사 150여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전담조직을 결성해 신한 유니버셜 간편앱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반기 출시가 목표다. 일차적으로 간편앱에 핵심 서비스만 모아 고객 편의를 극대화하고, MZ세대를 겨냥한 맞춤형 서비스를 담을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내년 하반기 디지털 유니버셜뱅킹 앱 구축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초개인화 기술 융합을 통한 혁신적인 금융비서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객 중심의 인터페이스를 비롯해 GPT 기반의 챗봇 기술 등을 도입할 방침이다.


하나금융도 하나원큐 플랫폼을 중심으로 생활금융플랫폼을 모색하고 있다. 하나원큐 가입자 수는 상반기 말 기준 1476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108명 넘게 증가했다. 축구 예매 서비스, 하나뮤직박스 등 비금융 플랫폼을 강화한 것이 가입자 수 증대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오픈파이낸스 시행에 앞서 금융 데이터 제공·관리에 대한 안정성을 높이는 것은 숙제가 될 전망이다.


정순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오픈뱅킹은 지불서비스지침으로 규제받고 있으나, 오픈파이낸스는 법적 규제가 없어 영역 확장 전 데이터 안전성에 대한 해결·조치가 필요하다"며 "특히 데이터 위반, 무단 접근, 정보오용 등의 위험성을 완화하기 위해 규제기관 및 금융기관의 암호화, 다단계인증, 보안 API 등 사전 보안조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