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라기’ 뷰티업계의 하소연, 이유 있었네
입력 2023.10.04 07:06
수정 2023.10.04 07:06
전체 화장품 수출액 중 중국 비중 1년 새 12%p↓
여전한 수출국 1위, 8월 누적 수출액 2~5위 합산액과 비슷
3위 수출국 일본은 5년 새 3배↑…작년 수입 화장품 1위 올라
작년 국내 화장품 수출액의 절반 정도가 중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현지에서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국내 뷰티업계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4일 데일리안이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국내 화장품(HS코드 3304) 수출액은 46억2631만 달러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4% 증가한 수치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15억6951만 달러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미국, 일본, 홍콩, 베트남 순으로 수출액이 많았다.
중국은 한국 화장품업계의 가장 큰 손님으로 통한다. 최근 수년간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은 물론 보따리상의 쇼핑 1순위도 한국 화장품이 차지할 정도였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 젊은층을 중심으로 자국 상품을 이용하자는 ‘궈차오(国潮, 애국소비)’ 열풍이 불면서 한국 화장품 판매도 주춤해진 상태다.
2022년의 경우 국내 전체 화장품 수출액의 45.9%를 중국이 차지했지만 올해(1~8월)는 그 비중이 33.9%까지 12%p 하락했다.
5년 전인 2017년 37.5%였던 중국 수출 비중은 꾸준히 상승해 작년 거의 절반까지 올랐다가 올 들어서는 2017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비중은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국내 뷰티기업들의 의존도는 높은 상태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중국 수출액(15억6951만 달러)은 2~5위 4개 국가의 수출액(16억2436만 달러)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때문에 중국 시장의 부진으로 주요 뷰티기업의 실적 부진이 심화되고 일부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단행할 정도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주요 뷰티기업들은 중국 다음으로 수출 비중이 높은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 화장품은 작년 일본 수입 화장품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프랑스를 제치고 1위를 한 데 이어 올해도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실제 2017년 일본 수출액은 1억9365만 달러에 그쳤지만 2022년에는 6억2246만 달러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수출액 상위 5개 국가 중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국, 미국, 태국은 2배 정도 증가하는데 그쳤다. 홍콩은 5년 만에 수출액이 3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K팝 등 K컬처 붐이 일면서 일본 내 한국 화장품 열풍이 불고 있다”면서 “일본은 전 세계 화장품 시장 3위로 규모가 큰 만큼 중국 시장의 부진을 상쇄할 주요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의 메이크업 브랜드 헤라는 지난 8월 일본 도쿄 시부야의 대형쇼핑몰 '스크램블 스퀘어'에서 브랜드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데 이어 9월에는 일본 최대 규모 뷰티 정보 플랫폼이자 멀티 브랜드숍인 ‘아토코스메’ 도쿄, 오사카점에 공식 입점했다.
이달부터는 추가로 브랜드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는 한편 온라인 채널 입점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