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영승 교사 돈 뜯어낸 학부모 "치료비 요구한 적 없다"
입력 2023.09.23 20:39
수정 2023.09.23 20:39
경기도 의정부 호원초등학교에서 근무했던 고(故) 이영승 교사에게 악성 민원을 제기하고 끈질기게 400만 원을 받아낸 '페트병 사건'의 학부모가 "고인에게 치료비를 요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23일 SBS에 따르면 학부모 A씨는 "조만간 자신들의 입장을 정리해서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페트병 사건'이 드러나면서 학부모 A씨의 이름, 직장 등 신상이 공개됐다. 특히 A씨가 서울의 한 지역단위 농협 부지점장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 농협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항의 글이 이어졌다.
게시판에는 "악마다 악마" "돈 다 뺐다" "이런 부지점장을 둔 은행에 돈을 맡길 수 없다" "평생 농협은 이용 안 한다" "농협의 대응을 지켜보겠다" 등 항의 댓글이 500여 건이 넘게 올라왔다.
또 해당 농협 입구에 '주거래 은행을 바꾸겠다' '직원을 파면하라'는 글이 담긴 근조 화환이 배달되기도 했다.
농협 측은 A씨를 지난 19일자로 대기발령 및 직권 정지 조치했다. 또한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하며 "이루 말할 수 없이 비통하게 돌아가신 선생님의 명복을 빈다.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실망과 분노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본 사항에 대해 절차에 의거 엄중하게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임직원들이 윤리적으로 행동하도록 직원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시 한 번 고인의 가족·동료·선생님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 씨가 부임한 첫 해인 지난 2016년 A씨는 아들이 수업 시간에 커터칼로 페트병을 자르다 손을 다치자 악성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A씨는 학교 안전 공제회로부터 보상금 2백만 원을 지급받았으나 이 씨가 군입대를 한 후에도 더 많은 돈을 요구했다.
군 복무 중임에도 합의를 계속 종용받은 이 씨는 2018년 2월에 한 번, 3월 휴가 때 세 번, 6월에도 휴가를 내고 A씨를 만났다고 한다. 돈을 송금받은 A씨는 이 씨에게 50만원씩 8차례에 걸쳐 400만원 받고서도 2차 수술을 언급하며 또 다시 연락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