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 있으면 달라진다"…與, '호남 홀대론' 뒤집기에 총력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3.08.31 13:59 수정 2023.08.31 14:12

국힘 지도부, 전남 순천서 현장최고위 개최

김기현 "호남서 '고향과 같은 편안함' 느껴…

'진정성'이 도민에 닿을 수 있게 최선 다할 것"

'새만금 예산 삭감' 이의도…"비전 제시해야"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가람·김병민 최고위원, 윤재옥 원내대표, 김기현 대표,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31일 오전 전남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에서 노관규 순천시장으로부터 정원박람회 설명을 들으며 웃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호남 홀대론'을 뒤집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불모지로 여겨졌던 호남에서 지역 발전 약속을 매개로 이전과 다른 분위기를 조성해 총선까지 훈풍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수 차례 호남을 찾으며 '진정성'을 강조했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일 잘하는 지자체에 대해선 인센티브 차원에서 더 많은 지원이 있을 수 있도록 챙겨나가겠다"고 약속하며 민심 반전을 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31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전남 순천만국제습지센터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개최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순천만 정원박람회처럼 지자체가 잘 기획하고, 진행하고, 좋은 성과를 낸 데는 더 많이 지원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게 형평에 맞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우선 그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 대해 "4월 1일 개장 이래 반 년이 채 안되는 기간에 벌써 6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았다고 한다. 가히 초대박 흥행"이라면서 "국제박람회를 가장 모범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순천은 도시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일 잘하는 지방자치단체와 일을 잘 못하는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차별이 있어야 주민들의 삶이 윤택해지고 지자체도 발전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박람회를) 다녀와서 나한테 '정말 잘하고 있다. 맘에 들더라' 라고 말한 게 기억난다. 잘하는 곳과 잘 못하는 곳의 객관적 평가가 전제돼서 그에 맞춰서 운영하는 원칙을 세워나간다고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이며 '조(兆) 단위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요즘 호남 지역 인사를 만나보면 그 중 상당수가 내게 '일당 장기독점이 지역발전에 도움 안된다'고 말한다"며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DJ(김대중 전 대통령) 정신을 계승한 정당으로 볼 수 없다. 호남의 민주화 정신은 특정 정당의 전유물이 아니다. 호남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건 경제발전이다. (국민의힘의) 진정성이 전남 도민의 맘에 닿아 결과로 인정받을 수 있을 때까지 더 최선을 다해가겠다"고 강조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지역특색과 잠재력을 100% 살린 지역발전의 모범사례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올해 국제정원박람회도 큰 성공을 거두고 세계 최고의 생태 정원도시로 우뚝서길 기대한다. 국민의힘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호남 공들이기는 하루이틀 얘기가 아니다. 지난 3월 출범한 신임 지도부가 처음으로 현장최고위를 연 곳이 전북 전주였다. 또 5·18 기념식 직후 광주광역시에서 최고위를 열기도 했고, 지난달 27일에는 전북 군산을 찾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날도 "지난 주말 광주에서 1박 2일간 지역 현안을 들은데 이어 어제 서울에서 일정을 마치고 다시 순천에 내려와 1박을 했다"며 "요즘 호남에서 살며 서울로 출퇴근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대표 취임 이후 계속 내려오다보니 이제 고향과 같은 편안함도 느껴진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28일 인천에서 열린 연찬회에서도 "6개월 동안 전북에 너덧 번, 전남·광주 합쳐서 너덧 번 간 거 같은데 진정성 있게 다가가면 달라진다는 걸 현장에서 피부로 느꼈다. 진심을 다해서 우리가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면 확실한 변화를 이번 총선에서 이끌어낼 수 있다"고 언급하며 호남 홀대론을 타파하기 위한 총력을 기울여주기를 주문한 바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1일 오전 전남 순천만국제습지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남현장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 같은 노력은 조금씩 성과로 나타나고 있는 모양새다. 김 대표는 "호남의 책임당원 숫자도 급증하고 당을 대표해서 활동하는 호남지역 출신 인사도 많아졌다"며 "당장 당 선출직 최고위 5명 중 2명 즉, 40%가 호남 출신이다. 특히 김가람 최고위원은 전남 출신의 40대 청년"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2021년 2월 기준 국회의원 선거구 10곳 중 3명만이 채워져있던 국민의힘 당협위원장과 700여 명에 불과한 책임당원으로 대표되던 전남 지역의 당세는 2년이 지난 현재 당협위원장 10명과 책임당원 8000여 명으로 확대됐다. 또 현재 국민의힘 지도부의 일원인 김가람 최고위원은 광주 출신이며, 조수진 최고위원은 전북 익산 출신이다.


다만 '호남의 벽'을 깨기 위해 더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1~22일 정당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은 광주·전남북에서 18.7%만을 획득해 더불어민주당(52.3%)과 33.6%p의 격차를 보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외부적인 요인 뿐 아니라 내부적인 요인도 있다. 잼버리 사태로 인해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삭감된 부분을 두고 반발이 감지되고 있기도 하다. 지난 29일 발표된 2024년 정부예산안에 따르면 새만금 주요 예산은 1479억원이 반영됐다. 당초 부처 반영액인 6626억원 대비 78% 삭감된 규모다.


이날 최고위에 참석한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새만금 잼버리 파행이 전북 내지는 호남 전체의 실패로 확대돼서는 안된다"며 "우리 정부에서 전라북도에 여러가지 부분에 있어 아쉬운 점을 느껴도 앞으로 전북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가야지, 축소·배제하는 방향으로 가선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당세가 대선 기점으로 과거에 비해 좋아진 건 복합쇼핑몰로 대표되는 호남의 현재와 나아가 미래 먹거리에 대해 우리가 비전을 보여드렸기 때문"이라며 "결코 우리 국민의힘은 과거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도민의 현재를 챙기고 국민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고, 할 것이란 부탁을 드리고 싶다"고 당부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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