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과반 "4대강 보 해체·개방에 홍수 피해 커져" [데일리안 여론조사]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입력 2023.07.27 07:00
수정 2023.07.27 07:58

데일리안·여론조사공정㈜ 여론조사

56% "보 상시개방, 수해와 관련 有"

민주당 지지층·호남 정반대 결과

호남 '영산강' 보 해체 가뭄 피해 영향

18일 오전 전남 곡성군 섬진강 하류가 연일 이어진 장마로 크게 불어났다. ⓒ뉴시스

국민 과반은 문재인 정부 시절 4대강(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보 해체와 상시 개방으로 홍수 피해가 커졌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성별·연령에 관계 없이 대부분 응답층이 4대강 보 해체·상시 개방과 홍수 피해가 관련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관련 없다"는 응답이 더 높았으나, 민주당 지지 기반인 '호남'지역에서는 "관련 있다"는 응답이 70%로 높게 나온 것도 특징이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4~25일 전국 남녀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4대강 보 해체 또는 개방이 홍수 피해에 어느 정도 관련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진 결과, "관련 있을 것" 이라는 답변은 56.0%로 나타났다. 이어 "관련 없을 것이다" 35.0%, "잘 모르겠다" 9.0%였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대전·세종·충남북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관련 있을 것"이라는 응답이 우세했다. 구체적으로 △서울 '관련 있을 것' 55.5%, '관련 없을 것' 30.5% △인천·경기 '관련 있을 것' 52.7%, '관련 없을 것' 39.4% △대전·세종·충남북 '관련 있을 것' 40.1%, '관련 없을 것' 43.3% △광주·전남북 '관련 있을 것' 70.2%, '관련 없을 것' 26.6% △대구·경북 '관련 있을 것' 59.6%, '관련 없을 것' 33.5% △부산·울산·경남 '관련 있을 것' 57.9%, '관련 없을 것' 36.6% △강원·제주 '관련 있을 것' 74.2%, '관련 없을 것' 18.8%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도 전 세대에서 모두 "관련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20대 이하 '관련 있을 것' 49.0%, '관련 없을 것' 37.1% △30대 '관련 있을 것' 58.7%, '관련 없을 것' 36.8% △40대 '관련 있을 것' 51.1%, '관련 없을 것' 40.3% △50대 '관련 있을 것' 55.6%, '관련 없을 것' 37.2% △60대 이상 '관련 있을 것' 61.4%, '관련 없을 것' 28.7%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성의 경우 '관련 있을 것' 51.4%, '관련 없을 것' 41.4%로 답했으며, 여성은 '관련 있을 것' 60.5%, '관련 없을 것' 28.7%로 답했다.


'4대강 보 필요성 재인식' 여론 높지만
진영별로는 여전히 응답 엇갈리는 편
"더 이상 진영별로 부딪힐 겨를 없다
초당적 힘모아 지류·지천 정비하자"


4대강 보 해체 '개방'과 홍수피해 연관성 ⓒ데일리안 박진희 그래픽디자이너

지난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전체회의에서는 문 정부 시절 4대강 보 해체·상시 개방 과정에서 위법이 있었다는 감사원의 최근 감사 결과와 관련한 공방이 오갔다. 국민의힘은 문 정부 시절 보 해체가 편향적이고 위법적이라고 주장했으며, 민주당은 집중 호우로 인한 수해책임을 전임 정부에 전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4대강 보 해체·개방과 홍수 피해 관련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층·국민의힘 지지층과, 윤 대통령 부정평가층·민주당 지지층 답변도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층의 76.2%은 '관련 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부정평가층은 40.9%는 '관련 있을 것', 48.2%는 '관련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 유보층의 60.5%도 '관련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지지정당별로 살펴보면 국민의힘 지지층의 73.1%은 '관련 있을 것'이라고 응답한 반면, 민주당 지지층은 41.7%가 '관련 있을 것', 49.9%가 '관련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정의당 지지층도 '관련 있을 것(46.6%)'이라는 답변이 '관련 없을 것(38.2%)' 답변보다 더 높았다. 무당층의 경우도 '관련 있을 것(48.7%)' 답변이 '관련 없을 것(35.2%)' 답변보다 더 많이 나왔다.


서요한 여론조사공정㈜ 대표는 호남과 민주당 지지층이 보 해체에 대해 다른 시각을 보이는 것에 대해 "호남쪽은 과거 영산강 보 해체 관련 이슈가 가장 뜨거웠던 곳으로 보 해체에 따라 가뭄 피해를 봤던 지역"이라며 "홍수피해에 대한 경계심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역구인 충남 공주·부여·청양이 금강의 지류·지천인 의당천·정안천·제민천이 넘쳐 큰 피해를 입은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공주 수해 복구 현장에서 데일리안과 통화를 통해 "물폭탄을 맞은 지역은 대개가 지류·지천 옆"이라며 "'4대강 사업'이 국민들을 살렸다는 것을 모두가 보고 있다. '4대강 사업'을 한 본류는 범람한 곳이 없는데, 금강 본류가 범람했더라면 도시 전체로 강물이 넘쳤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호천도 60년 동안 준설을 비롯한 지류·지천 정비를 환경단체가 드러눕는 바람에 못했더니 결국 넘쳐서 지하차도 침수로 가서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느냐"며 "내가 명명한 표현이지만 이제는 '포스트 4대강 사업', 곧 지류·지천 정비 사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국민 전체적으로는 4대강 보 필요성을 중시하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지만, 지지 정당별로는 온도차가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진영별로 부딪히지 말고 오직 국민의 안전, 홍수 예방과 철저한 방재 그 하나만을 생각하자"며 "더 이상 누구를 탓할 겨를도 없고 책임 공방을 할 생각도 없으니, 여야가 초당적으로 힘을 모아 수해TF를 국회 특위로 확대 개편해 지류·지천 정비 사업을 여야 합의로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4~25일 전국 남녀 유권자를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100% RDD 방식의 ARS로 진행했다. 전체 응답률은 2.6%로 최종 1000명이 응답했다. 표본은 올해 3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에 따른 성·연령·지역별 가중값 부여(림가중)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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